北 "영화 007은 美의 조선 멸시정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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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반도를 무대로 한 영화 '007 어나더 데이(원제 Die Another Day)'에 대한 논란이 국내외에서 계속되고 있다. 북한은 17일 이 영화와 관련, "미 행정부의 조선민족 멸시정책, 조선 적대시 정책의 산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논평에서 "미국이 영화까지 대조선 멸시정책에 악용하고 있는 속심(속셈)은 북과 남이 우리 민족끼리 단합하지 못하게 하여 조선의 분열을 영구화하자는 것"이라며 "미국은 우리 민족의 존엄을 건드리는 그 어떤 행위도 묵과하지 않고 그 값을 톡톡히 받아내려는 우리 민족의 의지를 똑바로 보고 이제라도 반(反)민족, 반공화국 광대영화 놀음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리 타마호리 감독은 "북한 지도자들은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스탈린 시대의 정치를 답습하고 있는 호전적인 지도자들의 불평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 종교편향대책위원회(위원장 양산)는 17일 사찰에서의 정사 등 불교를 폄하하는 영화 장면의 삭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우리 국민의 정서를 무시한 연출로 채워져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내용상 아무런 개연성이 없음에도 불상이 보이는 가운데 정사장면이 나오는 것은 불교를 무시한 비상식적인 행위"라고 주장했다.

기선민 기자 murph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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