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일단 비켜간 김병현 잔류·이적 내주께 결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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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미팅의 태풍은 일단 김병현(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사진)을 비켜갔다. 17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 김병현의 '거래'는 없었다.

다이아몬드백스 조 가라지올라 단장이 "BK(김병현)는 절대 필요한 전력이며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1백% 팀 잔류를 보장하긴 이르다.

윈터미팅을 통해 시장의 흐름과 선수들의 몸값을 파악한 단장들이 이제부터 본격적인 거래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윈터미팅 동안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주전 3루수 셰이 힐랜브랜드와 맞트레이드 제안을 받았지만 다이아몬드백스가 거절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팀에서 올해 36세이브를 올린 김병현의 값어치를 높게 책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내년 시즌 주전 마무리로 매트 맨타이가 공인된 만큼 김병현의 역할은 값어치에 비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연봉 재계약을 앞두고 최소 2백만달러선의 연봉이 예상되는 몸값도 팀으로서는 부담이 된다. 그를 내주고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는 몸값 낮은 선수를 끌어들이는 게 현명하다.

그래서 그를 둘러싼 트레이드설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앞으로 일주일 정도가 김병현 트레이드의 가장 큰 고비다.

박찬호가 속한 텍사스 레인저스는 이번 윈터미팅에서 선발투수 보강을 노렸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갔다.

또 후안 곤살레스와 칼 에버렛 등 고액연봉 선수들을 트레이드하려 했지만 원하는 팀이 없어 '처리'에 실패했다. 레인저스는 여전히 박찬호와 축을 이룰 선발투수를 찾고 있다.

한편 이반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그레그 매덕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제프 켄트(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기라성 같은 자유계약선수들도 이번 윈터미팅에서는 러브콜을 받지 못했다.

이들의 이동 여부도 앞으로 일주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태일 기자

pine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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