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자질론]한나라 "盧, 과격하고 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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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노무현 후보=과격·불안'.

한나라당은 대선을 이틀 앞둔 17일 盧후보 자질론에 화력을 집중했다. 주요 당직자들이 총 출동해 盧후보의 안보관과 말 바꾸기 사례를 집중 거론했다. 盧후보 측이 내세우는 '젊고 역동적'이란 이미지를 상쇄시키겠다는 의도도 담긴 듯했다.

서청원(徐淸源)대표가 盧후보의 '불안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섰고, 논평과 성명이 줄을 이었다. 박근혜(朴槿惠) 선대위 공동의장과 자민련 이인제(李仁濟) 총재권한대행은 각각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이런 움직임에 가세했다.

徐대표는 서울 유세에서 "어떻게 대통령후보라는 사람이 '전쟁을 할 거냐 말거냐'라고 조폭처럼 국민을 협박한다는 말이냐"며 "김정일 대변인이고 노동당 대변인이란 공감이 있다"고 盧후보를 맹비난했다.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盧후보의 말바꾸기 사례를 성토했다. 그는 "盧후보는 지난 5월 13일 '자립형 사립고에 찬성한다'고 해놓고 어제 TV토론에선 완전히 말을 바꿨다. 또 "盧후보는 지난달 27일 대전 출정식에선 '서울의 대전 이전'을 말해놓고, 이젠 '충청권 이전'이라고 한다"면서 "미 대선 후보였던 앨 고어가 낙선한 것은 TV토론에서의 거짓말이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공동의장은 대선전이 시작된 후 첫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북한 핵 개발은 절대 안된다'고 반대하는 게 전쟁을 하자는 거라면, 전세계에서 민주당만 빼고 모두 전쟁론자"라며 "이제는 진정한 평화와 안보 불안 중 하나를 선택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인제 대행은 "대통령은 시민운동 대표나 변혁운동 지도자를 뽑는 게 아니다. 급진세력이 집권하면 안보와 경제가 위험해지고 나라가 불안해진다"고 盧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노무현과 정몽준의 공동정권 합의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합"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미경(李美卿)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시종일관 盧후보 흠집내기의 흑색선전으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徐대표·朴공동의장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요즘 徐대표·이인제 대행식의 구태의연한 색깔론 음해를 믿을 국민이 어디 있겠느냐"(鄭大哲선대위원장), "한나라당을 탈당했다가 아무런 명분도 없이 슬그머니 복귀한 朴의원이 정치개혁과 평화를 얘기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郭光惠부대변인)고 반박했다.

최상연 기자

chois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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