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P 빌리턴, 400억 달러 M&A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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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호주의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 빌리턴 그룹이 캐나다의 대형 비료회사인 포타시 코프 인수에 나섰다. 포타시는 회사 이름이면서 대부분의 비료에 들어가는 주요 원료의 이름이기도 하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BHP 빌리턴은 18일(현지시간) 포타시 코프 주주들에게 주당 130달러에 주식을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6일 종가에 16%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주식 인수대금은 총 400억 달러(47조원)에 달한다. BHP가 포타시 인수에 성공할 경우 올해 최대 인수합병(M&A) 거래로 기록될 전망이다. BHP는 포타시 코프 이사회가 인수 제안을 거부하자 포타시 주주들을 상대로 직접 설득 작업에 뛰어들었다. BHP 잭 내서 회장은 “주당 130달러는 과거 30일 평균 주식 거래가격에 32%의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이라며 “인수 제안의 진정성을 포타시 주주들이 이해할 것으로 믿고 투자자들을 직접 상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M&A 소식이 전해진 뒤 포타시 주가는 17일 뉴욕 증시에서 28% 급등한 143달러17센트를 기록했다. 반면 BHP 주가는 18일 호주 증시에서 4.4% 하락했다. 인수대금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 탓이다.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도 실제 M&A 거래가 성사될 경우 BHP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BHP의 이번 M&A 시도는 글로벌 광산업체의 사업 다각화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비료 가격은 보통 국제 곡물가격과 함께 움직인다.

한편 BHP의 비공식 인수 제안을 거부한 포타시 측은 일반 주주들에게 저가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로 하는 한편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우호 세력의 협조를 얻어 경영권 방어에 나서기로 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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