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반사 거의 없는 고분자 필름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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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무반사 필름(왼쪽)과 일반 필름(오른쪽)에 빛을 비췄을 때 무반사 필름에는 빛의 반사가 거의 없다.

표면의 빛 반사가 거의 없는 고분자 필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인하대 나노시스템공학부 이한섭 교수는 가시광선의 빛 평균 반사율이 0.64%에 지나지 않는 고분자 필름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지금까지 개발된 투명 고분자 무반사 필름 중 가장 좋은 성능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인터넷판에 발표됐다.

TV나 태양전지는 표면에서 빛 반사가 많이 일어나면 그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TV의 경우 화면이 잘 보이지 않을 것이고, 태양전지는 빛을 흡수하지 못해 전기 생산 능력이 줄게 마련이다. 그래서 세계 과학기술계는 빛의 반사를 최대한 줄이는 투명 고분자 개발 경쟁을 벌여왔다.

이 교수는 고분자 필름의 표면 구조를 바꾸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나노(10억 분의 1m)급 크기의 돌기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도록 한 것이다. 그러자 빛의 반사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이 기술은 TV 등 디스플레이나 태양전지, 안경과 광학렌즈의 성능을 높이는 데 긴요하다. 태양전지의 경우 빛의 반사가 20% 일어나면 전기 생산 효율은 20%만큼 준다. 여기에 무반사 필름을 쓰면 효율을 다시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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