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인터넷 접수 '짜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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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200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수험생과 대학의 편의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인터넷 원서접수가 서버 용량 부족 등으로 수험생들에게 불편을 주는 등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2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정시모집을 하는 1백93개 대학 가운데 1백57개 대학이 인터넷 접수를 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동국대·한양대 등 2개 대학은 인터넷 접수만을 하고 있고 나머지 대학은 창구 접수를 병행하고 있다.

인터넷 접수는 대부분 대학이 어플라이114·유웨이(UWAY)·어플라이뱅크 등 3개 대행사에 맡기고 있으나 수험생들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서버가 다운되는 등 운영이 매끄럽지 못해 수험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한 대행사의 경우 11일 오전에 두시간여 동안 서버가 다운된 데 이어 뒤늦게 서버를 증설한다며 12일 오전 2시부터 7시까지 접수 업무를 중단하기도 했다.

특히 인터넷 접수 마감시간인 12일 오후 5시를 앞두고 수만명의 수험생이 동시에 접속을 시도하는 바람에 서버가 다운되거나 속도가 느려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홍익여고 황광욱 교사는 "12일 오후 일부 학생을 학교에 모아놓고 학교 서버를 이용해 인터넷 접수를 시도하다 속도가 너무 느려 학생들을 각자의 집으로 돌려보내 개인적으로 접수시키도록 했다"며 "한 학생은 오후 4시쯤 전화를 걸어와 서버가 다운돼 접수시킬 수 없다며 접수 방법을 묻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버 다운으로 인해 수험생들이 선의의 피해를 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접수 도중 서버가 다운돼 접수가 안된 줄 알고 같은 군의 다른 대학에 지원해 복수지원 규정을 위반한 수험생이 어떻게 해야 할지 문의해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형료 외에 인터넷 접수 대행비 5천원을 수험생이 내는 것도 대학측의 무책임한 부담 떠넘기기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한편 원서접수 최종 마감일인 13일에 인터넷 접수를 마감하는 한양대(오후 1시)와 동국대(오후 5시)의 경우 막판에 수험생이 몰릴 경우 서버 다운 등 혼란이 우려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인터넷 접수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험생들이 눈치작전을 하지 않고 소신껏 일찍 접수를 마치도록 하는 한편 대행사들이 서버 용량을 더 증설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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