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도 연봉 1억시대 기업들 '젊은고객 마케팅'… 잇따라 스카우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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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인기 게이머를 기업 활동에 활용하는 '게임 마케팅'을 도입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연봉 1억원 이상의 프로게이머가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게임 마케팅은 10∼20대의 젊은층을 주고객으로 하는 기업에서 중점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KTF 매직엔스 게임단은 11일 프로게이머 홍진호(21)선수와 이윤열(18)선수를 각각 연봉 1억원과 7천만원에 영입하는 입단 계약을 했다. 동양제과는 지난달 말 프로게이머 임요환(22)선수와 연간 1억원의 전속 후원 계약을 했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에서 '테란의 황제'로 불리는 임선수와 '폭풍 저그'로 불리는 홍선수는 다음 카페 팬클럽 사이트에만 각각 18만명과 5만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KTF게임단 신헌철 단장은 "최근 게임 인구가 확산되면서 기업이미지 강화에 프로게이머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 기존 게임단을 대폭 강화했다"며 "게임단 운영에 연간 4억원 정도 들지만 게임전문 케이블TV 등의 광고 노출도를 고려하면 연간 10억원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F는 홍선수 등이 게임대회에 참가할 때 회사 로고가 들어간 복장을 착용하는 것은 물론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휴대전화 상품 비기(Bigi) 등의 판촉 행사나 광고 모델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게임 대회에서 우승하면 연봉과 별도로 특별보너스가 지급된다. 이에 따라 홍선수가 게임대회에서 2회 이상 우승할 경우 연간 총 수입이 2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제과 관계자는 "임요환 선수를 통한 상품 브랜드 노출, 광고모델 활용, 프로모션 참가 등 마케팅 방법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며 "전속 후원금은 1억원이지만 임선수로 인한 매출 증대 등의 실제 효과는 인기 연예인 장나라씨나 월드컵 스타 안정환 선수에 못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내에는 KTF 외에 삼성전자의 '칸', 게임업체 한빛소프트의 '한빛 스타즈'등 8개 업체가 게임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게임TV 등 3개 게임전문 TV가 주최하는 13개 대회와 월드사이버게임즈(WCG) 등 모두 20여개 게임 리그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게임단 은경 과장은 "현재 15명의 선수가 활동 중이며 내년에는 게임단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프로게임협회 정명곤 사무국장은 "국내에서 활동 중인 프로게이머는 2백명 수준"이라며 "MP3플레이어 제조업체 등 각 기업들에서 게이머 후원 계약이나 선수단 창단 등에 대한 문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yo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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