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홈쇼핑 우울한 세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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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내년 상반기까지 건설업종 랠리(주가상승)는 기대하기 어렵다. "(동원경제연구소 이선일 연구원)

"소비경기 둔화가 홈쇼핑 주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삼성증권 한영아 연구원)

내수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이 10일 대표적 내수주인 건설 및 홈쇼핑 업종에 대해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동원경제연구소는 건설업종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삼성증권은 홈쇼핑업종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췄다.

이날 건설업종지수는 0.42% 하락했다. LG홈쇼핑·CJ홈쇼핑도 2∼3%씩 떨어졌다.

전문가들이 두 내수업종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작게 보는 이유가 뭔지 살펴봤다.

<표 참조>

◇건설주=전문가들은 내년 건설 수주액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로 건설업종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작게 보고 있다. 과거 건설업종 주가가 건설수주액 추이를 미리 반영해 움직였기 때문이다.

동원경제연구소는 내년 국내 건설수주액이 올해보다 1.2% 감소한 75조9천6백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상반기에는 9.3%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수주액은 2000년 17.6%, 2001년 12.8% 증가했다. 동원경제연구소는 올해 건설수주액은 13.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동원경제연구소 이선일 연구원은 "최근 몇년간 수주금액이 늘어나면서 건설업체들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지만 성장세 둔화가 주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종을 둘러싼 사업환경도 여의치 않다. 정부가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해 내년에 금리를 인상하고 가계대출도 지속적으로 억제할 가능성이 커보이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건설업체로선 사업확대를 위해 돈을 빌리기가 어렵고 부채비율이 올라간다. 개인들로서도 돈 빌리기가 어려워 진다. 결국 민간 건설경기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동원경제연구소가 내년 상반기에 민간건설 수주액이 전년 동기대비 16.5%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대증권 허문욱 연구원은 "향후 건설산업 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적극적으로 건설주를 살 때는 아니다"며 "저평가된 우량주 위주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홈쇼핑 주=홈쇼핑업종도 소비경기 위축으로 주가 상승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 송계선 연구원은 "케이블TV 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시청 가구수가 크게 늘기 어려운 데다 경기가 더욱 나빠지면 충동적으로 물건을 사던 고객들이 구매를 포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규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증권 한영아 연구원은 "정부가 최근 홈쇼핑업체가 주요 채널을 독식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며 "환경·날씨 등 공익채널을 보호하기 위해 홈쇼핑채널에 불이익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홈쇼핑업체들의 주가는 지난 두 달여간 약 50% 가량 올랐다. 삼성증권 한 연구원은 "최근에 주가가 많이 올라 적정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더 오르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교보증권 박종렬 연구원은 "홈쇼핑업체들이 인터넷 쇼핑몰 부문의 매출 성장으로 성장성에 대한 우려감을 해소하고 있다"며 홈쇼핑업종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우리증권 강석필 연구원은 "홈쇼핑시장에서 TV 비중이 줄고 인터넷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LG홈쇼핑의 적정주가를 12만1천원으로 제시했다.

하재식 기자

angel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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