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타이베이 시장 再選 국민당 총통후보 발판 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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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홍콩=이양수 특파원] 대만 국민당의 차세대 지도자로 각광받는 마잉주(馬英九·52·사진) 타이베이(臺北)시장이 재선에 성공해 대권 도전의 발판을 확보했다.

국민당과 친민당·신당의 '야당 단일후보'로 출마한 교수 출신의 馬시장은 지난 7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1백36만표 중 64.1%를 득표해 기록해 집권 민진당의 리잉위안(李應元) 후보(득표율 35.9%)에게 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2004년 실시될 총통선거에선 馬시장과 민진당 주석인 천수이볜(陳水扁)총통이 맞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馬시장은 1998년 치러진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당시 시장이던 陳총통에게 승리를 거둬 최대 야당인 국민당의 다크호스로 각광받아 왔다.

이번 선거 뒤 여론조사에선 43%의 대만인들이 "馬시장의 총통 후보 출마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민진당은 지지기반인 제2도시 가오슝(高雄)시장 선거에서 陳총통의 막판 지원유세까지 받은 셰창팅(謝長廷)시장이 국민당 황쥔잉(黃俊英)후보를 간신히 눌렀다. 謝후보는 黃후보보다 2만4천여표 더 많은 38만6천3백84표(득표율 50%)를 얻었다.

민진당은 시의원 선거 역시 타이베이(52석)에서 17석, 가오슝(44석)에서 14석밖에 얻지 못하는 참패를 당했다.

전문가들은 "민진당 정권의 금융개혁에 대한 반발과 미온적인 부패척결 등으로 민심이반 현상이 뚜렷했다"며 "야당의 압박이 강해져 陳총통과 민진당의 국정 운영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거 뒤 陳총통은 "앞으론 겸허하게 민중의 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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