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한국영화 '죽어도 좋아'등 性이 화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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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1면

12월 한국영화의 화두는 '성'이 될 것 같다.

그중 눈길을 모으는 건 '죽어도 좋아'(박진표 감독)다. 올 한해 제한상영가 논쟁의 중심에 섰던 문제작이 드디어 극장에 걸린다. 70대 노부부의 성생활을 가식 없는 카메라에 담았다. 그간 영화계를 들끓게 했던 소재의 화제성과 평단의 찬사가 실제로 관객 동원에 어떻게 연결되지 관심거리다.

'철없는 아내,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이무영)도 흥미롭다. 이성·동성간의 벽을 허무는 내용이 제법 충격적이다. 코미디 풍으로 영화를 포장하고 있지만 그안에 담긴 메시지는 꽤나 도발적이다. 남녀의 성차를 굳게 믿는 기성 세대에겐 불쾌하게 비칠 수도 있다.

전체적으론 올 한해 극장가를 지배했던 코미디의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할리우드의 화려한 액션극 사이를 우리만의 웃음으로 파고들려는 모양새다.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섹스 코미디인 '색즉시공'(윤제균), 고교생들의 성장 스토리인 '품행제로'(조근식)가 기다리고 있다.

대선 정국에 개봉되는 '피아노 치는 대통령'(전만배)과 '휘파람 공주'(이정황)는 한국영화의 취약 지대인 정치 코미디를 어느 선까지 확장시킬 수 있을지…. 범죄 스릴러 'H'(이종혁)와 휴먼 코미디 '보리울의 여름'(이민용)도 흥행 전선에 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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