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 4대 이슈 대결:[D-16"상대 급소 노려라" 물고 물리는 공방]세대교체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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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세대교체론'은 대선의 단골 메뉴다. 멀리는 1970년의 '40대 기수론(旗手論)'을 꼽을 수 있다. 가장 최근인 15대 대선에선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가 이 논리로 김대중(金大中)·이회창 후보와 맞섰다.

세대교체론의 파괴력은 간단치 않았다. 매우 단순하나 그만큼 호소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논리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이야말로 세대교체론의 위력이 배가될 것이라고 본다. '3金정치'에 대한 식상함, 현직 대통령의 고령(78)에 대한 불안감, 유권자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 등이 이같은 환경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노무현·정몽준(鄭夢準)후보 단일화 효과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믿고 있다. 이해찬(李海瓚)선대위 기획본부장은 "국민이 선택한 후보로 세대교체를 이루자는 것이 이번 선거의 기조"라고 말한다.

민주당은 "장로정치의 원조 중국에서도 70대 지도부가 퇴진하고 50대 지도부가 등장했다. 일본의 고이즈미, 미국의 부시, 러시아의 푸틴, 영국의 토니 블레어도 모두 50대"(李洛淵대변인)라고 강조하고 있다. 盧후보는 유세 첫머리마다 "이번 선거는 70줄에 접어드는 늙은 후보와 50대의 새로운 정치인의 대결"임을 앞세우고 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물리적 나이가 아닌 사고와 의식이 선택기준이 돼야 한다"고 받아치고 있다. 신경식(辛卿植)대선기획단장은 "盧후보는 정치 입문한 14년 동안 이리저리 당을 옮기고 주인을 바꾸는 등 구악(舊惡)행보를 계속했다"며 "반면 李후보는 정치 입문한 지 6년밖에 안됐고, 가장 능력이 발휘되는 연령이라 실질적 세대교체를 이룰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세대교체론에 대한 대항 논리로 '경륜론'도 부각하고 있다. 이종구(李鍾九)언론특보는 "불과 10년 차이에서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며 "어느 사회든 세대간 균형과 경륜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세대교체론에 내포된 불안정성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정우(徐廷友)법률고문은 "세대교체는 좌든 우든 급진세력이 즐겨 쓰는 논리로, 아직까지 정치하는 JP도 40대 때는 '50 넘은 사람 물러나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강민석 기자

ms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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