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가 뒤마 유해 영웅묘지 '팡테옹' 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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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삼총사』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문호 알렉상드르 뒤마(1802∼1870·사진)의 유해가 지난달 30일 프랑스의 국가 영웅들이 묻히는 파리 팡테옹에 이장됐다.

1812년 완공된 신고전주의 양식의 교회인 팡테옹은 퀴리 부인을 비롯, 장 물랭·장 모네 등 프랑스를 빛낸 영웅들이 묻힌 국립묘지다. 문필가로서는 프랑수아 볼테르·장 자크 루소·에밀 졸라·빅토르 위고·앙드레 말로에 이어 뒤마가 여섯번째다.

프랑스는 올해 뒤마 탄생 2백주년을 맞아 그가 문학과 민주주의 사회 발전에 끼친 업적을 기려 뒤마가 탄생하고 만년에 머물렀던 비예코트레의 작은 묘지에 묻혀 있던 유해를 팡테옹으로 옮겼다.

뒤마 이장위원회는 이날 팡테옹까지 추모 퍼레이드와 노상 공연을 벌였으며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대문호에게 경의를 표했다.

소설과 희곡 등 문학 작품은 물론 정치평론·요리 연구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3백여편의 작품을 남긴 뒤마는 전세계의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사상 최초의 대중 소설가로 꼽힌다. 『삼총사』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세계 각국 언어로 출판됐으며 현재까지 3백여편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아이티 노예의 손자로 태어난 뒤마는 흑백 혼혈의 혈통과 작품의 통속성 등의 이유로 귀족계급인 당대 주류 문학사회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생전에 큰 재산을 모았으나 모두 탕진, 말년에는 빚에 쫓겨 벨기에로 망명했으며 이탈리아 독립운동에 참여하고 여러 사생아를 낳는 등 그의 소설 주인공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파리=이훈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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