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하나에 10만弗 미켈슨 "짭짤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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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정상급 프로들에게 겨울은 '보너스의 계절'이다.

정규시즌을 마친 뒤 각종 이벤트 대회에 출전해 얻는 수입이 쏠쏠하기 때문이다.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의 랜드마크 골프장(파72·6천4백32m)에서 벌어진 '스킨스 게임'에 출전한 타이거 우즈·필 미켈슨·마크 오메라·프레드 커플스(이상 미국) 등은 모두 두둑한 상금을 주머니에 넣고 흡족한 표정들이었다.

첫날 경기에서 가장 많은 돈을 챙긴 선수는 올해로 20회를 맞는 이 대회에 첫 출전한 왼손잡이 미켈슨이었다.

미켈슨은 초반 드라이버샷 난조로 공을 세 차례나 나무 덤불 속에 빠뜨렸고, 한번은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익숙하지 않은 손으로 샷을 해야 하는 곤경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미켈슨은 두 개의 스킨이 쌓인 8번홀(파3·1백35m)에서 8번 아이언으로 공을 핀 1.2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 단숨에 10만달러를 벌었다.

지난해 한푼도 건지지 못한 채 경기장을 떠났던 골프황제 우즈도 지난주 그랜드슬램 대회 5연패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3개의 스킨을 따내 7만5천달러를 챙겼다.

우즈는 4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오메라가 버디로 응수하는 바람에 스킨을 다음 홀로 넘긴 뒤 5번홀(파3·2백27m)에서 다시 버디를 뽑아내 5만달러를 따냈다.

우즈는 이어진 6번홀(파5·5백18m)에서 2백47m를 남겨놓고 3번 우드(스푼)로 세컨드샷, 공을 그린 위쪽에 떨어뜨린 뒤 버디를 기록해 2만5천달러를 추가하는 등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백전노장' 오메라는 1,2번홀에서 승자를 가리지 못해 3개의 스킨이 쌓인 3번홀(파3·1백75m)에서 티샷을 홀 60㎝ 거리에 붙인 뒤 버디로 연결해 7만5천달러를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 세 차례나 우승해 '스킨스의 제왕'으로 불리는 커플스도 9번홀(파5·4백61m)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5만달러를 따냈다.

미켈슨은 "스킨스 게임의 묘미는 골프장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니더라도 (한 홀만 잘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머지 9개홀에서 치러지는 이틀째 경기에선 10∼12번홀 5만달러, 13∼17번홀 7만달러, 마지막 18번홀에선 무려 20만달러(약 2억4천만원)의 상금을 놓고 대결을 벌인다.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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