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인항공기 서해 실전배치 확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북한이 무인항공기(UAV)를 서해상에 실전 배치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지난 9일 밤 연평도 북쪽 20여㎞ 지점에서 북한의 저고도 무인항공기로 추정되는 비행물체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시리아 등을 통해 옛 소련에서 생산된 무인정찰기를 들여왔지만 운용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을 향해 해안포 110여 발을 발사해 이 가운데 10여 발이 NLL 이남에 떨어진 날로, 군 당국은 북한이 해안포 발사 후 무인항공기를 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인정찰기는 유인 정찰기에 비해 크기가 작고 낮은 고도로 하늘을 날기 때문에 백령도나 연평도에 있는 우리 포의 배치 상황은 물론 우리 함정의 무장상태, 함단의 규모까지 분석할 수 있다.

우리 정보 당국은 2005년 입수한 북한의 전시사업세칙(전시계획)에 UAV 운용 계획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번에 포착된 UAV는 군단급에서 운용하는 길이 7m 크기에 제트 추진식 ‘DR-3레이’ 혹은 사단과 대대급에서 운용하는 2m 길이의 ‘프체라’일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이 UAV는 미사일 장착이 가능한 중형급으로 판단돼 유사시 자체적인 공격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다른 군 관계자는 “북한이 해안포 사격 때와 다른 시간대에 UAV를 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북한이 이 UAV를 대공사격 표적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길이 5m 정도의 프로펠러 추진 무인정찰기 ‘송골매’를 독자 개발해 2002년부터 실전 배치하고 있다.

정용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