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연결' 오늘 공동측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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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남북한은 29일 오전 경의선(京義線)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공동측량 작업을 벌인다.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비무장지대 내에서 이뤄질 측량은 남북간 접속지점과 계획고(철도·도로의 높이)를 확정하는 절차다. 남북한이 각기 작업해온 철도·도로가 군사분계선(MDL)에서 만날 위치를 잡는 것이다.

경의선의 경우 서로 44m 떨어져 나란히 달리고 있는 철도(10m폭)와 도로(20m폭)의 노반을 가로지르는 분계선과의 교차점 좌표를 구하면 된다.

당국자는 "북측이 상호검증 절차를 둘러싼 논란으로 지난 6일께 일방적으로 중단했던 지뢰제거 작업을 28일부터 재개하는 등 철도·도로 연결에 적극적 자세로 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6일 있은 동해선 철도·도로의 공동측량은 1시간15분 만에 끝나 표지설치 등을 마쳤다. 양측에서 소령급 두명과 대위 한명의 군인이 참관한 가운데 측량요원들은 자와 표척, 수평·수직계 등 간단한 장비로 13m 간격으로 놓인 철도·도로(각 폭 10m)의 좌표를 잡았다. 계획고는 해발 4.82m로 하기로 잠정 합의한 상태다.

원칙적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지 않는 조건이었지만 2∼3m반경을 넘나들며 공동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군사분계선상에서 남북한 군이 서로 공식 접촉을 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측량이 순조로운 데다 지뢰제거 구간이 남북 각 1백m만 남은 상태라 다음달 10일까지는 철도·도로 연결을 위해 장애물이 완전 제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한 장비·자재 지원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고 남측 굴착기·트럭 등 장비가 북한 공사현장에 동원된 게 관측되고 있다.

연결공사가 마무리되면 우선 동해선 철도 노반을 이용한 임시도로를 통해 이뤄질 금강산 육로관광이 다음달 중순께 시행될 예정이다. 또 경의선을 이용해 개성공단 건설을 위한 인력·물자의 수송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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