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6언더 선두 '하와이 포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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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 카우아이섬에 있는 포이푸베이 골프장(파72·6천4백44m)은 이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앞마당이라 부를 만하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이곳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협회(PGA) 그랜드슬램 골프대회(총상금 1백만달러)에서 4년 연속 우승하는 등 유난히 이 코스에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주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던롭피닉스 오픈에서 8위로 다소 부진했던 우즈는 태평양을 가로질러 낯익은 포이푸베이 골프장에 도착했다.

27일(한국시간) 이곳에서 개막한 2002년 그랜드슬램 1라운드에서 우즈는 여독이 채 풀리지도 않았지만 편안하게 플레이하면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로 6언더파 66타를 몰아쳐 단독선두에 나섰다.

홈코스나 마찬가지인 골프장에서 벌어지는 데다 2라운드로 벌어지는 이 대회 특성상 2위인 저스틴 레너드(미국·3언더파 69타)에게 3타차로 앞서 있는 우즈가 대회 5연패에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우즈는 2번홀(파5·4백77m)에서 드라이버샷을 3백12m나 날려보냈고 8번 아이언으로 공을 핀 7.5m 거리에 붙인 뒤 원퍼트로 간단히 이글을 잡아내 갤러리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4,6,7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기록해 전반에만 5타를 줄여 단독선두를 질주한 우즈는 지난해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를 잡았던 14번홀(파5·4백87m)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했다. 보기는 단 한개도 없는 완벽한 플레이였다.

우즈는 "나는 이곳에 우승하러 왔지 놀러 온 게 아니다"며 대회 5연패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레너드는 기대이상으로 우즈를 바짝 추격했지만 17번홀에서 1m짜리 퍼트를 놓치는 등 퍼트에서 실수가 많아 더 이상 거리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데이비스 러브3세와 리치 빔(이상 미국)은 각각 이븐파 72타의 평범한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러브3세 역시 전반에만 3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우즈를 추격했으나 후반 마지막 15, 16, 18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해 무너졌다.

그랜드슬램 골프는 PGA 4대 메이저대회(마스터스·US오픈·브리티시오픈·PGA챔피언십)의 우승자 4명만 출전, 2라운드 36홀 경기로 승부를 가리는 별들의 경연장이다.

올해는 마스터스와 US오픈을 휩쓴 우즈, PGA챔피언십 우승자 빔, 브리티시 오픈 챔피언 어니 엘스(남아공)가 대상이었다.

그러나 엘스는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했고, 우즈가 2개 대회를 우승하는 바람에 1997년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에서 각각 우승한 레너드와 러브3세가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했다.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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