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후보 "김정일 만날 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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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는 26일 "대통령이 되면 이른 시일 안에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만나 남북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李후보는 이날 서울 남산 리빙TV 스튜디오에서 KBS·MBC·SBS 등이 생중계한 가운데 열린 TV토론에서 "북한 핵 문제를 대화로 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관계기사 5면>

그는 "우리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위를 위해 북한에 핵을 포기하고 정상적인 화해협력의 길로 나가자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李후보는 주한 미군 장갑차에 의한 의정부 여중생 사망 사건과 관련, "우리 국민이 입은 고통에 대해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군의 공무집행 중에 발생한 사건이라도 적어도 한국 국민에게 인명피해를 준 경우는 재판권을 한국 측에 넘겨야 한다"면서 "미국이 여중생 사망 사건에 대해 성의있는 의사표시를 해야 하며,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하는 일에도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李후보는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 "어떻게 하면 이회창을 이길 것인가라는 기준에 따라 단일화했는데 이는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연합과 같은 것"이라며 "그런 단일화는 국민의 선택을 얻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후보는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의정부 여중생을 장갑차로 압살한 미군 2명이 그들만의 법정에서 무죄선고를 받아 미국에 돌아가려 한다"며 "이회창·노무현 후보에게 나와 함께 미국의 부시 대통령에게 공식사과를 요구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조약인 SOFA를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權후보는 또 "집권하면 무상의료·무상교육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11조원을 거둘 수 있는 부유세를 국민투표라는 특단의 조치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일 기자

leesi@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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