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타운 개발 … 부동산 시장 들썩 >경매시장서 상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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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30면

서울 강북 뉴타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매시장에서도 이 지역에서 나온 물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은평구 진관내외동·성동구 왕십리동 등 뉴타운 개발 예정지와 그 인근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위장전입 등을 강도 높게 조사하고 있지만 법원 경매는 예외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매시장에 나온 뉴타운 지역내 물건에는 입찰자가 몰리고 낙찰가가 감정가를 훌쩍 뛰어넘어서 과열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경매 열기 후끈=지난 달 법원 경매시장에 나온 성북구내 아파트 낙찰가율(최초 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지난 9월 86%에서 10월에는 1백1.1%로 15.1%포인트나 껑충 뛰었다. 성동구도 9월 1백.13%에서 10월에는 1백9.58%로 9.45%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9월 99.73% 대비 10월 98.59%로 1.14%포인트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아파트뿐 아니라 뉴타운내 토지·단독주택들도 인기다. 지난 11일 입찰한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의 대지(23.9평)는 11명이 응찰해 감정가(5천40만원)의 2백43.27%인 1억2천2백61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12일 입찰한 은평구 진관내동의 밭(5백52평)도 9명이 응찰해 감정가 9억7천2백93만2천원짜리가 10억8천8백만원에 낙찰, 낙찰가율이 1백11.83%에 이르렀다.

경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법원 경매에 부쳐지는 것은 대부분 뉴타운 개발 계획 발표 전에 감정한 것이어서 낙찰가율이 높더라도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타운 해당지역뿐 아니라 주변 지역도 노려볼 만하다. 법무법인 산하 강은현 부동산팀장은 "뉴타운 개발에 따라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 많다"며 "성북구 정릉동, 성동구 홍익·도선동, 중구 신당·황학동, 종로구 숭인동 등이 유망지역"이라고 말했다.

◇투자요령과 유의점=뉴타운에 대한 개발 기대심리가 커지자 경매를 취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시세가 오르기 시작하자 대출 등을 받아 원소유자들이 채무를 갚아버리는 것. 때문에 입찰 전에는 경매 취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른 입찰 후보군을 몇 개 선정해 놓는 게 좋다.

입찰물건은 개발계획 이전에 감정가가 책정된 것이 유리하다. 경매는 보통 입찰부터 낙찰까지 2∼3개월 이상 걸리는데 개발계획 발표후 나온 물건은 감정가가 높아 시세차익이 줄어들 수 있다.

개발예정지안의 건물은 낡아도 무방하다. 감정가가 낮아 땅값만으로 낙찰받을 수 있고,오히려 리모델링을 할 경우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입찰에 앞서 권리분석은 기본. 소유권 행사가 불투명하거나 개발제한·고도제한 등 규제는 없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분위기에 휩쓸린 '묻지마 입찰'은 금물이다. 주변 시세보다 가격이 싼 물건만 도전한다.

뉴타운지역내 토지·단독주택 등은 개발할 때 보상방식도 중요하다. 만약 수용되거나 현금으로 보상받으면 공시지가가 감정가에 못미칠 수도 있으므로 가급적 공영개발로 수용되지 않는 곳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서미숙 기자

seom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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