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축구 6개팀 줄줄이 첫판 탈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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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칼레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유럽의 축구협회(FA)컵에서는 가끔 아마추어나 프로 하위리그 팀이 유명 프로클럽을 잡아 화제를 일으키곤 한다. 2000년 프랑스 FA컵에서는 4부리그 팀인 칼레가 최종 결승전까지 올라 '해외토픽'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 FA컵에서는 순수 아마추어 팀인 포항시청클럽이 용인대·한성대를 연파하고 26강에 오르는 '작은 기적'을 일으켰다. 그러나 올해 대회에서는 생활축구 6개팀이 모두 첫 판에서 탈락했다.

전북 고창의 고창고인돌축구단은 24일 김천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FA컵 2회전에서 인천대에 0-4로 완패했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고인돌축구단은 전반에만 세 골을 내주며 기가 꺾였다.

올해 직장인리그인 푸티리그에서 우승한 고인돌축구단은 학창시절 '공 좀 찼던'선수 출신들로 구성됐다. 정윤길과 오광훈은 프로팀 전남과 전북에서 뛰었던 선수들이지만 90㎏까지 불어난 몸무게로 대학 선수들을 당해낼 수 없었다. 주장 김철환(35)씨는 "직장 때문에 함께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 오늘 합류한 선수도 있다"며 엘리트 팀과의 격차를 인정했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도 남해경기에서 세경대에 1-2로 졌다. LG필립스는 0-2로 뒤지던 후반 11분 오유진의 골로 '반란'을 꿈꿨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호화군단 고려대는 올해 창단한 세계사이버대를 8-0으로 크게 이겼다.

실업 강호 강릉시청은 동향의 강원관광대에 4-0 대승을 거두며 '한수 지도'를 했고 홍익대는 충북대를 3-0으로 완파했다.

김천=정영재 기자

jer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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