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27일 서울 무대 생상스 등 유대계作 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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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와 뛰어난 연주 기량을 겸비해 전세계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첼리스트 오프라 하노이(37·사진)가 2년 만에 서울 무대에 선다. 오는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재개관 1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다. 올해는 한국과 이스라엘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하노이는 이날 공연에서 KBS교향악단(지휘 드미트리 키타옌코)과 생상스의'첼로 협주곡'을 들려준다. 1993년,95년,98년,2000년에 이어 다섯번째 내한 공연이지만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 태생으로 6세 때 캐나다로 이주한 하노이는 로스트로포비치·푸르니에·뒤프레 등의 거장을 사사했고 87년 RCA 레이블과 전속계약을 맺고 독집 음반만 해도 40여장을 발표해왔다.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이후 캐나다 출신으로 메이저 음반사와 전속 계약을 맺은 유일한 음악가다.

화려한 외모 때문에 '음악계의 마돈나''연주하는 패션 모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오펜바흐와 비오티의 첼로 협주곡을 발굴해 초연·녹음했고,아서 블리스(1891∼1975)의 첼로 협주곡도 세계 초연하는 등 학구적인 면모도 보여줬다.

이번 공연은'한국-이스라엘 친선 음악회'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연주자뿐 아니라 프로그램도 생상스의'첼로 협주곡'을 비롯,멘델스존의 교향곡 제4번'이탈리아',말러의''블루마인'등 유대계 작곡가의 작품으로 꾸몄다. 비유대계 작곡가의 작품은 피날레곡으로 연주되는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볼레로'뿐이다.

말러의 관현악곡'블루마인'(꽃다발)의 국내 초연도 관심거리다. 말러가 교향곡 제1번'거인'의 2악장으로 작곡했으나 출판 과정에서 삭제한 악장이다. 그래서 제1번 교향곡은 5악장에서 4악장으로 줄어들었다. 초연을 포함해 세 차례 연주된 다음 잊혀졌다가 68년 악보로 출판됐고 영국 앨드버러 페스티벌에서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의 지휘로 80년만에 빛을 보게 됐다.

작곡자는 언젠가 이 곡을 가리켜 '라인강변에서 달밤에 트럼펫으로 연주하는 세레나데'라고 말한 적이 있다. 02-781-2242.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lull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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