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의대·하버드대 인체 영상 특허 공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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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와 미국 하버드대 뇌영상센터가 특허를 공유한다. 이에 따라 연간 수천억원에 이를 차세대 의료영상장비와 수술장비 매출에 대한 기술료 등을 두 대학이 반씩 나누게 된다.

가천의대 조장희 박사와 하버드대 페렌츠 욜레즈 박사는 17일 르네상스서울 호텔에서 이에 관한 협정 조인식을 했다. 첨단의료 시스템 개발에 한.미 대학이 공동연구에 나서고, 특허 등 일체의 지적 재산권을 공동 소유키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은 현재 각각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인체 의료 영상기기와 수술시스템의 공동연구 및 특허를 공유하게 된다. 가천의대는 조장희 박사 주도로 양전자방출단층촬영장치(PET)와 핵자기공명단층촬영장치(MRI)의 영상을 통합하는 장비를, 하버드대는 이 두 장비를 이용한 첨단 수술시스템인 '아미고(AMIGO)'를 개발하고 있다. 조 박사팀의 장비는 연구용이며, 하버드대의 시스템은 수술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PET와 MRI는 암이나 치매 등 난치병 조기 진단과 영상화를 주도하고 있는 최첨단 의료 영상장비다. 인체를 해부하지 않고도 내부를 투시할 수 있다. 그러나 각각 장단점이 있어 통합 운용이 절실한 실정이었다.

두 대학의 첨단 의료 장비가 개발되면 치매.뇌암 등 뇌 질환뿐 아니라 각종 질병에 대한 세포 수준의 입체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또 정확한 발병 부위를 찾아 칼을 대지 않고 초음파로 암 조직을 떼어 내거나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는 등 의료 혁신이 예상된다.

조 박사는 "앞으로 개발할 시스템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가장 선명하고 획기적인 인체 투시 장비가 될 것"이라며 "뇌의 신비를 벗기고 난치병 정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템은 대당 100억원 이상 될 것으로 예상했다.

두 대학 연구팀은 앞으로 4~5년 안에 시스템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연구비는 조 박사팀의 경우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보건복지부.지멘스에서, 욜레즈 박사팀은 미 국방부와 국립암센터.국립보건원.GE에서 지원받고 있다. 조 박사는 세계 처음으로 PET를 개발했으며, 욜레즈 박사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도넛 모양의 MRI를 개발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조 박사는 PET를 개발한 공로로 노벨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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