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 잘 지적" 공감 "유학 부추긴다" 의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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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내 석·박사 과정의 학생들이 외국으로 유학을 가는 이유 중 하나는 공부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박사 과정에 들어가면 정말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먹고 사는 것은 해결해 줍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해야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교수의 잡일들도 해야 합니다. (중략)"

미국 박사 출신으로 서울지역 대학의 문과계열 교수라고 밝힌 한 독자가 지난 13일 취재팀에 보내온 e-메일 내용이다. A4 용지 세장 분량에 걸쳐 국내 대학원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이 독자는 "대학원 교육의 총체적 부실이 오늘의 위기를 불렀다"고 안타까워 했다.

지난 13일자부터 '위기의 대학원' 시리즈 기사가 나간 후 취재팀에는 전화·e-메일 등이 쇄도했다. 독자들이 보내온 글에는 우리 대학원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 생생하게 녹아들어 있었다.

"일본에서 박사 과정을 하고 지금은 박사 후 연수과정으로 멕시코에 나와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선형씨는 "멕시코에서 인터넷 기사를 읽고 난 뒤 남의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의견을 보낸다"면서 "국내 대학원들의 열악한 투자와 부실한 교육 등은 꼭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라고 밝힌 독자는 "이제는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곳만이 인정받을 수 있다. 국내 대학원의 정원이나 규모가 우리나라의 경제력이나 필요보다 더 팽창돼 있는 만큼 정원을 축소해야 한다"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한국학을 전공한다는 한 독자는 "지나치게 경쟁의 당위성만 강조하지 말아달라. 순수 인문학 분야의 경우 경쟁의 논리만 강조하면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아이디(I D)명 'choinew9'로 의견을 보내온 한 대학원생은 "국내 대학원의 문제점만 지나치게 부각해 결과적으로 해외 유학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따끔한 충고를 보내왔다.

취재팀은 이번 연재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독자들과 호흡하면서 우리 대학원 교육이 처한 과제들을 그때그때 점검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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