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자난로'재미봤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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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안산테크노파크 입주 벤처인 탄탄의 정인(39·사진)대표는 요즘 구름위를 걷는 기분이다. 지난해 겨우 8천만원이었던 매출이 최근 두달새만 4억원으로 늘었다. 이 추세로 나가면 올해 15억원은 거뜬할 듯하다.

어렵던 회사 사정을 일거에 반전시킨 것은 '그림액자형 난방기구'라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얼핏보면 그림액자와 다를 바 없지만 전기와 연결하면 액자 표면에서 열이 일어나 난방효과를 발휘한다.

액자 표면에서 방출되는 원적외선이 몸을 직접 덥히는 복사방식이기 때문에 코일을 이용한 난방기구와 달리 화재의 염려가 없고 전기도 적게 든다. 가로 1.1m, 세로 0.8m 제품이면 7평 정도 거실을 따뜻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鄭대표의 설명이다.

인테리어 효과와 난방을 결합한 장점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별다른 홍보가 없었는데도 출시 두 달 만에 2천개나 팔렸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鄭대표는 잠시 대기업을 다니다 퇴사한 뒤 본격적 사업 구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자금이 없어 건축사무소·건설회사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아 2년 전 비로소 회사를 차렸다.

鄭대표는 "액자형 난방기구 등은 사실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더 큰 프로젝트에서 나온 부산물"이라고 말한다. 탄탄의 장기 목표는 도로나 활주로 등에 발열체를 깔아 겨울철 쌓인 눈을 한꺼번에 녹이는 '도로 제설 시스템'의 개발이다. 이 과정에서 얻어진 기술을 '살짝 튼 것'이 바닥용 난방재와 액자형 난방기구인 것이다.

"회사가 이제 정상 궤도에 들어선 느낌입니다. 하지만 더 큰 목표를 위해 여기에 안주할 수는 없습니다." 031-493-4400

글=이현상·사진=김태성 기자

lee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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