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가전社 그룬디히 대만 기업에 팔릴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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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홍콩=이양수 특파원〕독일 최대의 종합 가전업체인 그룬디히가 대만의 성바오(聲寶)에 인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성바오측은 최근 그룬디히 및 독일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기업 인수 및 회생 전략을 제시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룬디히는 필립스에 이어 유럽 제2위를 달리고 있는 가전업체로 세계적인 브랜드 지명도를 자랑하고 있으나 지난해 1억5천만유로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이 악화돼 해외 매각을 추진해 왔다.

국제전자업계에서는 성바오 외에도 일본의 히타치(日立)제작소, 한국의 삼성전자, 중국의 하이얼(海爾)과 창훙(長虹) 등 국제적인 대형 가전업체들이 그룬디히 인수에 관심을 보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성바오는 그룬디히의 백색가전뿐만 아니라 오디오·비디오 기기, 카 스테레오, 무선통신장비 등의 사업부문도 인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바오는 대만과 중국 본토에 소재한 이 회사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공장들을 활용해 생산가격면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유럽에 2만9천개의 마케팅 센터와 지사를 두고 있는 그룬디히의 지역 판매망을 통해 유럽시장을 적극 파고든다는 전략 아래 이번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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