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요직 비서관 3명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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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16일 천호선 의전비서관을 국정상황실장에 임명하는 등 3명의 비서관 자리를 내부에서 바꿨다. 박남춘 국정상황실장은 비어 있던 인사제도비서관으로 옮겼고, 의전비서관에는 권찬호 혁신관리실 제도개선비서관을 전보 발령했다.

규모는 소폭이다. 하지만 세 자리 모두 요직이고, 세명이 다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이다.

천호선 국정상황실장은 연세대 사회학과 80학번으로 운동권 출신.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과 함께 노 대통령이 초선 의원이었던 시절 보좌관을 지냈다. 17대 대선에선 인터넷 선거전의 실무를 맡아 공을 세웠다. 이후 청와대에서 참여기획.정무기획.의전비서관 등 중요한 자리를 고루 거쳤다. 의전비서관 때 노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해 이른바 '신 실세그룹'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업무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청와대 내부의 평가다. 이 때문에 각 부처의 돌아가는 상황과 정책추진 역량을 파악하고,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달.관리하는 일을 책임진 국정상황실 업무가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김만수 부대변인은 "인사 시스템 보강을 위해 오랜 공직 경험이 있는 박남춘 국정상황실장을 인사제도비서관으로 임명했다"고 말했다. '이기준 파문' 이후 인사수석실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생겨 박 비서관을 임명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인사제도비서관은 검찰.국가정보원.경찰과 군 인사의 관리도 맡고 있다.

박 비서관은 행시 24회 출신으로 노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이었던 시절 총무과장을 맡아 신임을 얻었다. 당시 해수부에 다면평가제를 도입하는 실무를 맡았고 인수위 때부터 청와대에 합류했다. 김종민 대변인은 "노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한 경험이 있고 국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데다 정무 감각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행시 22회 출신인 권찬호 의전비서관은 PK(산청) 출신으로 노 대통령(53회)의 부산상고 9년 후배다. 지난 6년간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그에 앞서 총리실과 정무장관실에서 일해 풍부한 경험이 있다. 차분한 성격이어서 대통령의 일정을 챙기는 의전비서관 일을 무리 없이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는 권 비서관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제도개선비서관은 김은경 민원제안비서관이 겸임토록 했다. 공석인 민정.인사수석의 임명에 대해 한 고위 관계자는 "광범위하게 추천받고 있는 단계며 아직 검토작업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전해 다소 늦춰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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