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상시 구조조정은 생존 조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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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시대에 맞는 최적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야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아시아를 무대로 뛰는 젊은 차세대 리더로 선정된 SK 구조조정추진본부 최창원(崔昌源·38)부사장. 그룹이 기존 사업의 틀을 바꾸고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전략을 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崔부사장은 "급변하는 세계 경영환경에서 가장 시급한 경영 과제는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원천적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환위기라는 긴박한 상황은 넘겼지만 글로벌·블록화의 빠른 진전으로 무한히 변화하는 세계경제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업이 먼저 끊임없이 변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의 생존 조건으로 상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구조조정이란 상황 변화에 따라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추가하느냐는 선택의 문제입니다.일단 각 계열사에 기회를 주어야지요.그래도 경영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강한 구조조정이 뒤따라야 합니다."

이런 원칙 아래 추진되는 SK의 구조조정 메뉴에는 '적과의 동침'도 있다.화섬업계의 강자로 떠오른 휴비스는 경쟁사였던 SK케미컬과 삼양사가 지분을 절반씩 갖고 있다. 과당경쟁으로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이던 두 회사의 화섬 사업을 하나로 합쳐 경쟁력을 높였다. 인력과 제조 비용을 줄여 죽어가는 사업을 살리고 양사가 모두 이익도 내는 '윈윈(Win-Win)빅딜'에 성공한 것.이런 성과 때문에 그는 최태원(崔泰源)SK 회장의 사촌 동생이면서도 사내에서 오너 가족이라기보다 전문 경영인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남이 잘 하는 분야에서 더 잘하려는 것보다 남이 못하는 분야에서 잘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SK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50년대에는 옷감, 90년대엔 정보통신 등 시대에 따라 사업구조를 잘 선택해왔기 때문입니다."

崔부사장은 기존 사업에서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비용을 줄여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사업구조를 선택하는 것 못지 않게 경영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심리학과를 나와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경영학석사 과정을 밟은 뒤 선경그룹에서 과장부터 거친 그는 현장의 창의성이 매우 중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글=김동호,사진=김태성 기자

e-new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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