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매제 장성택 "역시 실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역시 실세 중의 실세는 달랐다."

북한 경제시찰단에 포함됐던 장성택(56)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의 9일 동안의 남한 행적이 정부 고위당국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박남기 국가계획위원장이 단장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의 분위기가 확 느껴진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그의 곁에는 항상 5~6명의 북측 고위인사가 둘러싸 '눈도장'을 찍으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또 장성택을 이상하리만큼 어려워하더라는 것.

지난달 30일 경주 웰리치조선호텔에서 묵을 때는 수행원과 함께 시내로 나가 노래방에 들렀다. 그의 앞에서 60대인 한 간부가 맥주병을 테이블 아래에서 따려 하자 張부부장이 "올려놓고 해도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는 얘기다. 하루는 張부부장이 늦잠을 잤는데도 북측 수행원 중 아무도 그를 깨우지 못해 결국 우리측 인사가 나서야 했다. 이 때문에 참관일정이 1시간 정도 늦어졌다고 한다.

張부부장은 시찰단이 묵었던 호텔 객실 사이를 내복차림으로 오가기도 했는데, 당 간부들이 그와 마주치면 거의 벽에 붙다시피 비켜서기도 했다고 한다.

이영종 기자

yj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