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실세 중의 실세는 달랐다."
북한 경제시찰단에 포함됐던 장성택(56)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의 9일 동안의 남한 행적이 정부 고위당국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박남기 국가계획위원장이 단장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의 분위기가 확 느껴진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그의 곁에는 항상 5~6명의 북측 고위인사가 둘러싸 '눈도장'을 찍으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또 장성택을 이상하리만큼 어려워하더라는 것.
지난달 30일 경주 웰리치조선호텔에서 묵을 때는 수행원과 함께 시내로 나가 노래방에 들렀다. 그의 앞에서 60대인 한 간부가 맥주병을 테이블 아래에서 따려 하자 張부부장이 "올려놓고 해도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는 얘기다. 하루는 張부부장이 늦잠을 잤는데도 북측 수행원 중 아무도 그를 깨우지 못해 결국 우리측 인사가 나서야 했다. 이 때문에 참관일정이 1시간 정도 늦어졌다고 한다.
張부부장은 시찰단이 묵었던 호텔 객실 사이를 내복차림으로 오가기도 했는데, 당 간부들이 그와 마주치면 거의 벽에 붙다시피 비켜서기도 했다고 한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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