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자료 6천여점 한자리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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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독도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뒷받침할 '독도 자료실'이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4층에 개설됐다. 독도 영유권에 대한 감정적 대응을 한 차원 끌어올려 학술적·논리적 연구로 나아가자는 취지다. 독도 관련 국내외 서적·논문·잡지 등 6천2백30권을 비롯해 5백47점의 지도·해도를 수집해 놓고 있다.

독도 자료실은 1997년 울릉도에 개관한 '독도 박물관'과 함께 독도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쌍두마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독도 박물관이 일반인을 위한 관람·전시가 주요한 목적이라면, 독도 자료실은 연구자들이 열람과 함께 자료복사도 하는 도서관 기능을 하게 된다.

또 독도 박물관에 한국·일본의 자료가 많은 데 비해 독도 자료실에는 국제해양법 관련 서적과 영국·프랑스 등에서 제작된 지도 등 서양 자료가 많아 서로 보완하는 측면이 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한 독도 자료실의 내용을 사실상 풍성하게 한 이들은 3명의 기증자였다.

박춘호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이 국제법 분야 주요 서적 7백27권을 기증했다. 해양학자인 한상복 한수당자연환경연구원장은 '조선전도'(1855년·파리지리학회) 등 평생 모아온 지도 5백34점과 도서 90권을 기증했다. 문화재연구가인 이원기 백선문화사 대표는 '삼국통람'등 1770년께 일본인 하야시 시헤이(林子平)가 제작한 목판인쇄 지도 5점을 기증했다.

한상복 원장은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바다에 대한 과학적 탐사는 서양인에 의해 1787년 시작됐다"면서 "서양인들이 남긴 자료를 한자리에 모아 객관적으로 연구하는 여건을 만들었다는데 독도 자료실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원장은 "독도 자료실이 우리의 해양 영토 문제 연구를 폭넓게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값으로 따지기 힘든 자료를 기증한 경위에 대해 묻자 한원장은 "개인이 희귀 자료를 소장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기증을 통해 공공도서관을 활성화함으로써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영대 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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