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임신 중 영양분 섭취 중요하지만 지나치면 '독(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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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김석진 교수

아기는 크게 태어날 수록 건강하는 말이 있다. 특히 출산예정일을 하루라도 더 채우고 나온 아기의 발육상태가 일찍 태어난 아기들 보다 더 좋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는 아기가 자라는데 있어 엄마의 뱃속만큼 훌륭한 환경은 없기 때문이다.

산모가 임신기간 중 적절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게 되면 태아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이런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당뇨나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다행히도 이제는 산모의 영양결핍에 대한 우려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요즘에는 영양과다로 인한 아이들의 비만율이 증가하여 이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

임신중에 산모의 체중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할 뿐만아니라, 태아의 건강과 직결되어있다. 하지만 임신기간 중에 산모의 체중이 너무 증가하게 되면 태아에게 좋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논문이 지난 주에 발표되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역학조사에서 임신기간 중에 증가된 체중에 비례하여 태어날 아기의 체중도 증가한다는 것이 이번주에 Lancet라는 학술지에 개재되었다. 50만명이 넘는 미국 여성들의 출산기록을 분석해본 결과, 임신기간 중 24 kg이상 체중이 증가한 여성은 8-10 kg정도 체중이 증가했던 여성들에 비해 출산아의 체중이 148.9g 높았다고 한다.

크게 태어난 아기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빠른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하지만 1976년에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출생시 몸무게가 상위 10%에 들었던 사람들이 20-30대가 되었을 때, 이들의 몸무게를 조사해본 결과 이들이 비만이 될 확률이 36%였고 출생시 평균치 몸무게를 가졌던 사람이 비만이될 확률은 14%이었다고 한다. 이 두 그룹을 비교해보면 크게 태어난 아기가 비만이 될 가능성이 두배 이상으로 높음을 알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면 해가 된다. 태어날 아기의 건강을 위해 임산부가 좋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적절한 운동을 통하여 지나친 체중 증가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하겠다.

김석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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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http://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10)60751-9/abstract /http://www.nejm.org/doi/pdf/10.1056/NEJM1976070129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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