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3기 내각] 더 복잡해진 ‘차기’ 경쟁 방정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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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통합의 아이콘이 되고 싶은 게 제 욕심이다.”

8·8 개각 발표 직후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일성(一聲)이다. 그는 1971년 김종필 총리 임명 이래 39년 만에 처음 탄생한 40대 총리 후보자다. 경남도의원(36세)·거창군수(40세)·경남도지사(42세)를 지낸 그를 보면 노무현 정부 때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에 발탁된 당시 44세의 남해군수 출신 김두관 현 경남지사가 연상된다. 청와대 홍상표 홍보수석이 “(김 후보자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젊은 패기와 진취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청년 세대와 소통하고 교감을 나누는 데도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정치권은 그러나 청와대가 말하지 않은 대목에 더 주목하고 있다. 우선 김 후보자가 부산·경남(PK) 출신이란 점이다. PK는 한나라당의 아성이었으나 요즘엔 흔들리고 있다. 6·2 지방선거 땐 무소속 후보였던 김두관 지사를 한나라당 후보보다 더 많이 지지했다. 여권에선 “친노무현 그룹이 공격할 한나라당의 약한 고리 중 하나가 PK이므로 이곳 출신 정치인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여러 차례 나온 만큼 이 대통령이 그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로 키우려는 의도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후보자는 한나라당 인사들과는 다른 정치스타일을 보여왔다.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했고, 그 결과 성취를 이뤘다. 그래서 그가 차기 대선에 도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익명을 요청한 정치전문가는 “김문수 경기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에 이어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을 발탁, 대선 후보군을 넓혀 놓았다”며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설 카드로 김 후보자·김 지사·오 시장 등이 얽히게 돼 여권의 차기방정식은 훨씬 복잡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친박계인 구상찬 의원도 “이 대통령이 차기 대선구도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를 키우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후보자는 차기 문제와 관련, "누가 시켜준다고 되는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가 이번에도 성공하느냐의 여부는 미지수다. 그는 먼저 경험·경륜 부족이란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그의 이력은 역대 총리에 비하면 화려할 게 없다. 정치권에선 “내각에 나이 많고, 경험 많은 이가 수두룩한 데다 이 대통령 측근과 친이계 핵심 정치인이 상당수 포진해 있는 만큼 김 후보자가 내각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느냐 ”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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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국무총리실 국무총리(제41대, 내정)

196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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