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스톤 징크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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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호 24면

코스피지수가 1800선에 바짝 다가섰다. 5일엔 장중 1797.42까지 치솟았다.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연속 장중 1800선 돌파를 시도했지만 ‘2%’ 부족했다. 3일과 4일엔 기관이 팔자에 나섰고, 5일과 6일엔 ‘사자’로 일관하던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섰다.
주식시장에는 ‘마일스톤 징크스(Milesto ne Jinx)’라는 것이 있다. 마일스톤은 이정표, 혹은 획기적인 사실이나 사건을 의미한다. 곧, 마일스톤 징크스는 증시에서 큰 단위의 지수가 바뀌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지수가 하락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요즘 시장은 1800선이라는 상징적인 지수대 돌파를 앞두고 주춤하는 모양새다.

격언으로 보는 증시 Review

앞서서도 그랬다. 증시가 상징적인 지수에 다가서거나 이를 돌파한 이후엔 거의 빠짐없이 하락했다. 과거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맞은 시점은 공교롭게 모두 1000선을 갓 돌파했거나 이를 눈앞에 두고서였다. 1980년대 말 저유가·저금리·저달러(엔고)를 등에 업고 처음으로 1000선을 돌파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89년 3월 1000선을 찍고 난 증시는 이후 하락세를 이어 92년 8월에는 500선까지 내줬다. 94년 10월과 99년 12월, 1000선을 돌파한 이후엔 각각 200선과 400선까지 주저앉았다. 2005년 3월이 지나서야 코스피 지수는 1000선에 안착했다.

실적과 경기회복 등 뚜렷한 상승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은 심리에 흔들리기 쉽다. ‘1800’이라는 숫자는 분명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스럽다. 10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을 앞두고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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