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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침책편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그녀(여자 귀신)는 반(反) 세계의 모든 부정적인 의미를 짊어지고 세계를 대표하는 '남성', 가장 아름답고 순결한, 가장 탁월한 의미에서의 '세계적인 존재', 즉 최적 상태의 남성적 자아 동일성의 상징인 '아름답고 젊은 선비'를 꼬드기는 나쁜 타자로 등장한다. 그리고 언제나 세계의 권력 앞에 무릎을 꿇는다. 즉 '사또'에게 투항하는 것이다. 『거품 아래로 깊이』(김정란 사회 문화 에세이, 생각의 나무)

이 분이 왜 이렇게 화를 내고 있는지 아세요? 수컷우월주의자들이 예전과 다름없이 기득권을 부득부득 우기고 있기 때문. 그래서 수컷우월주의 구조 분석에 들어간 것이랍니다. 그가, 학교에서 왕따당한 아이처럼, 프랑스로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날 저는 가슴이 많이 아팠답니다. 지금은 돌아왔겠지만요. 너무 외로워하지 마세요. 한국에는 그런 수컷들만 사는 것이 아니랍니다.

이윤기<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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