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총리 강제 병합 사과담화 지금 과연 필요 있는지 의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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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사과담화를 15일께 발표하기로 입장을 굳히자 제1야당인 자민당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자민당 다니가키 사다가즈(谷垣禎一) 총재는 5일 기자회견에서 “(한·일이)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자는 발상은 필요하지만 지금 과연 (담화 발표가) 필요한지 큰 의문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대일본 청구권 문제를 재검토할 여지가 있는 듯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이 말하고 있는데, 이는 1965년의 일·한 기본조약과 그에 따른 합의로 이미 해결된 문제”라며 “조심성 없이 그걸 다시 거론하는 것은 방향이 매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다니가키는 “담화 발표 방침이 여당인 민주당이나 정권 안에서 제대로 절차를 밟은 것인지 모르겠다”며 “생각나는 대로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간 총리를 비난했다.

자민당을 중심으로 한 의원연맹 ‘창생(創生) 일본’(회장 아베 신조 전 총리)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국민과 역사에 대한 중대한 배신으로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외교적·정치적 배려에 따라 담화를 발표해도 문제가 결착되지 않는다는 것은 과거 고노(河野)담화, 무라야마(村山)담화가 보여주고 있다”며 “담화는 양국 관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도쿄 국회회관 앞에서는 담화 발표에 반대하는 보수우익 세력들이 시위를 벌였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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