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金 면담시간 길어지자 '중대 논의' 관측 나돌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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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세현 남측 수석대표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만수대의사당(남측의 국회에 해당) 2층 한 회의실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을 가졌다.

북측 관계자는 "이 회의실은 이달 초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金위원장을 만났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면담은 당초 30분 정도로 잡혔지만 한 시간이 더 길어졌고, 면담장 주변에서는 '뭔가 중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담이 길어지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관측이 무성하게 나돌았다.

북측 관계자들이 면담 도중 수시로 내용을 상부에 보고해 한때 면담장 주변이 긴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면담이 끝나고 오전 11시40분에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 2차 전체회의에서 양측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날씨 얘기로 핵문제에 대한 예봉(銳鋒)을 비켜갔다.

丁대표가 "어제보다 날씨가 좋아졌는데 회담결과가 날씨를 따라 갈 수 있을지 전적으로 북측 대표단이 손님대접을 어떻게 해주는가에 달려 있다"고 운을 떼자 김영성(金靈成) 북측 단장은 "오늘 날씨가 좋은 걸 보니 이번 회담에서 좋은 합의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하늘이 미리 알려주는 것 같다"고 응수했다.

이날 회의에서 남측은 최근에 제기한 북측 핵문제와 함께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2차 국방장관 회담 개최 문제 등을 제기했다.

이에 북측은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개발 등을 의제로 제시해 핵문제를 애써 피해갔다.

평양=공동취재단, 고수석 기자

ssk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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