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곡물수출 연말까지 전면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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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세계 3위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가 연말까지 곡물 수출을 전면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5일(현지시간) 관영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130여 년 만의 극심한 폭염과 가뭄에 따른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 식량 수급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이상 고온과 가뭄 때문에 곡물을 비롯한 농산물 수출을 금지하겠다”며 “국내 식품 가격의 폭등을 막고 재고량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레스코프 총리실 대변인은 곡물 금수조치가 15일부터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선 이달 들어 가뭄으로 인한 비상사태 지역이 27곳으로 늘어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 밀 생산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곡물조합은 올해 밀 수출이 지난해보다 30~4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4일 국제 밀 가격이 6월 이후 50% 이상 올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4일 미국 선물시장의 밀 가격은 지난 22개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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