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대사 릴레이 인터뷰] 1. 미 동아태 차관보는 어떤 자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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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차관보는 정치적 임명직인 장관-부장관-차관과 실무진을 연결하는 실무 총책임자다. 상원 청문회를 통과해 인준을 받아야 취임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국무부에는 지역과 기능별로 모두 14명의 차관보가 있다. 이 중 동아태 차관보는 중동과 남아시아를 제외한 동아시아 전체를 책임진다. 특히 북핵 협상을 현장에서 지휘하며, 6자회담의 미국 수석대표를 맡는다.

동아태차관보는 국무부 내 중국 또는 일본통이 주로 차지해왔다. 그러나 이들은 한반도 사정에도 어느 정도 밝은 인물들로 알려졌다. 제임스 앤드루 켈리 현 동아태차관보도 한반도 전문가다. 레이건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냈고, 클린턴 행정부 시절엔 전략국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회장을 역임했다.

그러나 켈리는 지난 4년 동안 재량권을 거의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를 견제해온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네오콘 세력들에 눌린 탓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가 지한파이자 부시의 신임이 두터운'실세 외교관' 힐 주한대사를 동아태차관보에 내정한 것은 이런 점에서 주목된다. 국무부에 대한 네오콘의 견제를 막고 대북협상에서 자율권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라이스-힐 콤비의 대북접근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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