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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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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조계(租界)=서구 열강이 19세기 중국을 침략하면서 영토를 할양받거나 행정권을 빼앗아 자국의 영토처럼 다스렸던 지역을 말해요. 영국은 두 차례의 아편전쟁을 거치면서 1898년 홍콩 섬의 맞은편에 있는 주룽(九龍)반도를 99년간 조차(租借)했어요.

서구 열강은 또 주요 도시에 영사관을 설치하면서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조계를 설치하기도 했고요. 상하이의 경우 프랑스가 '태평천국의 난(亂)'때 청군을 도운 대가로 조계를 설치했고, 다른 열강들도 뒤를 이었습니다.

조계에선 외국인들이 거주·무역·행정권을 인정받고 심지어 사법·조세권까지 행사해 사실상 '소(小)국가'를 방불케 했습니다.

◇1국가 2체제(一國 兩制)=중국의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이 홍콩·마카오·대만 문제를 해결해 중국 통일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장했습니다.

하나의 국가 속에 자본주의·사회주의 체제가 공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그가 말한 '1국가'는 연방제 국가가 아닌 단일 국가며 '2체제'는 제한적인 고도자치일 뿐 사실상 중앙·지방 정부간 종속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돼있습니다.

◇홍콩 특별행정구 기본법=중국 헌법에 있는 사회주의 제도와 정책에 관한 규정을 홍콩에 적용하지 않기 위해 만든 '미니 헌법'입니다.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1990년 통과돼 홍콩특구의 지위를 보장하는 기초가 되고 있습니다.

홍콩특구는 외교·국방을 제외한 행정권과 입법·사법권을 갖고 국제 금융·무역·관광의 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대외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는 최근 기본법 23조를 고쳐 국가전복·반란선동과 국가기밀 탈취행위 등에 대해서는 최고 무기징역에 처하는 법을 만들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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