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대 합창단 "공장 콘서트 열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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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 방학 중에도 매주 두 차례 학교에 나와 연습 중인 산기대 합창단(지휘 임창배)이 최홍건 총장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경기 시흥시 정왕동 시화산업단지 내 한국산업기술대학교(이하 산기대). 한적한 캠퍼스 한켠에서 흥겨운 노래 소리가 흘러나왔다. '산기대 합창단'이라는 문패가 붙은 종합교육관 112호에 들어서니 30여 명의 남녀 학생들이 지휘자 임창배(49)씨의 지도로 리샤르 즈네의 '이탈리언 샐러드'를 연습하고 있었다.

산기대는 1998년 개교한 산학협력 중심대학. 평소 음악 감상을 즐기던 최 총장이 2001년 합창단을 창단했다. 합창단을 단순한 동아리가 아니라 전담 지도교수까지 둔 학생처 직속기구로 만들었고 연간 1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처음엔 총학생회나 다른 동아리의 반발도 심했다.

학교의 열성적인 지원 덕분에 산기대 합창단은 각종 경연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학교의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창단 5개월 만에 전국대학합창경연대회에서 인기상과 은상을 받았고 2002년 부산 세계합창올림픽에서 금메달, 2004년 브레멘 세계합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수상했다. 또 지난해 전국대학합창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600석짜리 학교 강당에서 매년 봄 가을에 열고 있는 음악회는 인근 공단의 근로자들에게 인기다. 좌석이 모자라 복도까지 가득 메우는 것은 예사다.산기대 합창단은 공대 학생 40명으로 구성됐으며, 여성이 19명 포함된 혼성 합창단이다. 음대가 없는 대학 캠퍼스에서도 얼마든지 예술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최 총장은 "올해부터는 시화.반월 지구는 물론 전국 공단을 돌며 근로자를 위한 음악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흥=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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