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양파’ 대형사고 … 그래도 공동 1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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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야니가 4라운드 1번 홀에서 샷을 하고 있다. [사우스포트(영국) AP=연합뉴스]

공을 똑바로 친다고 해서 별명이 ‘초크라인’(목수가 직선을 긋기 위해 쓰는 먹줄)인 신지애(22·미래에셋)가 쿼드러플 보기를 했다. 1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리버풀 인근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장에서 벌어진 리코 여자브리티시 오픈 3라운드 11번 홀에서다. 파 4홀이어서 파보다 4타를 더 친 쿼드러플 보기는 일명 ‘양파’라 부르는 더블 파가 된다.

중계를 맡은 J골프 임경빈 해설위원은 “신지애가 프로 데뷔 후 더블 파를 한 것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애의 대형 사고는 티샷이 왼쪽으로 감기면서 시작됐다. 러프가 아주 길지는 않았지만 라이가 나쁜 곳에서 친 샷은 러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세 번째 샷은 다시 감겨 관목 숲으로 들어갔다. 결국 6온에 2퍼트로 8타 만에 홀아웃했다. 352야드의 비교적 짧은 홀이어서 아쉬움은 더 컸다. 대회가 열린 로열 버크데일 링크스는 남자 브리티시 오픈이 열릴 때처럼 러프를 기르지 않았지만 관목 숲에 공이 들어가면 심각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인 카트리나 매튜(스코틀랜드)는 2라운드 13번 홀(파 4)에서 티샷을 숲으로 보낸 후 이 홀에서만 10타를 치고 컷 탈락했다. 최경주도 2008년 브리티시 오픈 최종 라운드를 2타 차 2위로 시작했으나 18번 홀에서 더블 파를 하는 바람에 12위까지 떨어졌다.

이런 큰 사고 후엔 속절없이 무너지는 게 일반적인데 신지애의 정신력은 강했다. 이후 남은 7개 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 이날 이븐파, 중간 합계 2언더파로 경기를 끝냈다. 신지애는 1일 밤 시작된 4라운드에서는 오후 11시 현재 9번 홀까지 이 타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공동 11위다.

선두는 대만의 청야니다. 12언더파로 4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청야니는 5번 홀까지 3타 차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김인경(22·하나금융)이 7언더파 3위, 최나연(22·SK텔레콤)과 서희경(24·하이트)이 5언더파 공동 4위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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