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뇌에 좋은 DHA 풍부 지금 한창 맛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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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3면

'바다 보리'-고등어.

보리처럼 영양가가 높으면서 가격이 싸 서민의 친구로 통한다.

꽁치·정어리와 함께 등 푸른 생선의 대표격인 고등어는 요즘이 제철이다. "가을 고등어와 배는 며느리에게 주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가을 고등어는 지방이 20%가 넘는 것도 있으며 다른 계절에 잡힌 것보다 특히 감칠맛이 뛰어나다. 등보다 배쪽의 지방 함량이 높아 맛이 더 좋다.

고등어는 낚아올리는 순간부터 상하기 시작하므로 선도(鮮度)에 신경써야 한다.특히 부패하면 알레르기 유발물질인 히스타민을 내는 것이 문제다. "살아서도 부패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

정약전이 쓴 국내 최고(最古)의 어류학서인 자산어보(玆山魚譜)엔 "고등어는 간과 신장 기능을 도와준다"며 "얕은 물에서 수압을 덜 받고 자라서인지 육질이 연하고 상하기 쉽다"고 적혀 있다.

깨끗한 피와 탄력 있고 건강한 혈관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소홀히 할 수 없는 생선이 고등어다.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저밀도 지단백)과 중성지방을 줄이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HDL)을 증가시키는 에이코 사펜타엔산(EPA)과 도코사헥사엔산(DHA)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혈액을 맑게하는 건강음식 37가지'란 책에 따르면 고등어 1백g엔 DHA가 1.8g,EPA가 1.2g이나 들어 있다.

DHA는 뇌신경을 활성화해 머리를 좋게 한다. 치매·천식·아토피성 피부염·동맥경화·암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시력도 좋게 한다.

살이 거무스름한 부위엔 철분과 EPA가 많다. EPA는 혈관에서 피가 엉기는 것(血栓)을 막아 동맥경화·심장병·뇌졸중 등을 예방해준다. EPA·DHA도 산화되면 암·노화를 일으키는 과산화지방으로 변한다. 그러나 고등어엔 지방 산화를 막는 항(抗)산화제인 비타민 E까지 넉넉하다.

비린내(지방 산패의 결과)가 거슬린다면 조리 전에 식초를 뿌리는 게 좋다. 먹기 직전에 레몬즙을 뿌리면 비린내는 물론 탄 부위에 생긴 발암물질도 제거해준다.

레몬즙에 비타민C가 듬뿍 들어 있기 때문이다. 굽기 전에 소금을 뿌리면 수분이 빠져나가 살이 단단해지고 맛도 좋아진다. 조리할 땐 열을 너무 오래 가하는 것은 좋지않다. DHA 등 좋은 지방이 녹아 빠져나가며 탄 부위에 벤조파이렌 등 발암물질이 생성된다.

고등어는 눌렀을 때 탄력이 느껴질 정도로 살이 단단하고 광택이 나며 눈이 촉촉한 것이 상품이다. 통풍(퓨린대사 장애로 발생하는 관절염) 환자는 퓨린 함량이 높은 고등어를 먹지 말아야 한다.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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