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속으로 사무실이 들어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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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1면

이럴 때는 어떻게 하십니까?

'갑자기 중요한 입찰 건이 생겨 일주일 내에 설명회 자료를 급히 만들어야 한다. 보통 일주일간 사무실에서 밤샘을 하며 작업에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인 직장문화다.하지만 집에 들어가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 문제는 중요한 컴퓨터 파일과 서식 등이 몽땅 사무실의 PC에 저장돼 있어 집에서는 설명회 자료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 집에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일에 매달리지만 회사원 박선미씨는 다르다.그는 집에 가서도 사무실에서 쓰던 것과 똑같은 파일과 서식을 불러내 작업을 한다.

박씨가 이용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인터넷 폴더'서비스.

폴더는 PC의 주요 프로그램이나 파일을 사용하기 쉽게 분야별로 모아놓은 저장 창고다.응용 프로그램이나 음악 파일을 모아놓은 폴더처럼 누구나 임의로 쉽게 만들 수 있다.

'인터넷 폴더'는 이같은 폴더의 기능을 인터넷에 올려놓은 가상의 저장공간이다. PC의 하드디스크 같은 저장공간을 인터넷에 만든 뒤 사무실 직원들이 함께 쓰는 파일이나 프로그램, 각종 콘텐츠 등을 여기에 올려놓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인터넷에 접속해 쓸 수 있다.

박씨는 "문서 작성 작업을 하다가 그 파일을 인터넷에 올려두면 퇴근한 뒤 집에서 다시 인터넷에 접속, 파일을 불러내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 폴더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다양해지는 서비스=그동안 인터넷 폴더 서비스는 중요한 자료를 백업(Backup)형태로 저장해 두는 방식으로 이용돼 왔다.직장인이나 비즈니스맨 등이 출장 길에 PC를 일일이 들고 다닐 수 없을 경우 인터넷 폴더 서비스를 즐겨 이용한다. 중요 자료와 프로그램을 올려 놓으면 해외에서도 인터넷에 접속,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일 용량이 커서 PC에 저장해 두기가 부담스러울 때도 즐겨 이용된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프로그램일 경우 인터넷에 올려두면 간편하다. 불법적으로 일일이 복사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내려받기해 쓰면 되기 때문이다.그래텍의 팝금고와 데이콤의 웹하드,하이텔의 아이디스크가 이같은 용도로 개발된 서비스다.

최근 들어서는 프리챌(마이폴더)과 하나포스(엑스폴더) 등 포털 업체들도 폴더 서비스를 시작, 회원들끼리 자료를 올려놓고 교환하는 장으로도 활용된다.

현재 가입자는 회사별로 30만∼50만명선. 프리챌 전제완 사장은 "요즘은 하루 1만명씩 가입자가 늘고 있다"며 "커뮤니티 회원들끼리 자료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많이 쓰인다"고 소개했다.

이용료는 대부분 인터넷 저장 공간의 용량과 이용자 숫자에 따라 다르다. 보통 1기가바이트 용량의 인터넷 폴더를 이용했을 때 월 1만∼3만원 정도. 서비스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장공간의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불법복제 유통 채널로 활용되기도=문제는 인터넷 폴더 서비스가 불법 복제물의 유통 채널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파일은 물론 MP3 파일·동영상 파일 등 다양한 콘텐츠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 네티즌은 '인터넷 폴더에 접속해 음란 동영상 등을 사가라'는 전자우편을 받기도 한다.

그래텍의 배인식 사장은 "대부분 자료를 보관하거나 공유할 목적으로 인터넷 폴더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케이스도 나타나고 있어 감시 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yoonn@joongang.co.kr

★ 백업(backup)은 각종 자료나 파일 등을 따로 복사해 두는 걸 말해요.이렇게 하면 갑자기 컴퓨터가 고장나 필요한 파일이 없어져도 따로 보관했던 복사본을 찾아 쓸 수 있겠지요.컴퓨터 자체가 갖고 있는 자동 백업 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고,CD나 플로피디스크에 중요한 자료를 복사해 두는 방법도 있지요. 요즘은 인터넷을 이용해 백업을 할 수도 있어요. 인터넷 백업은 파일을 안전한 인터넷 사이트로 보내두고 유사시에 다운받아

사용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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