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고이즈미정상회담]회담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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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7일 오전·오후 두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이 끝난 뒤 북·일 정상은 상기된 표정으로 회담장을 나섰다.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총리는 회담 결과에 만족한 듯 당초의 긴장된 모습을 다소 누그러뜨린 표정이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회담이 끝난 뒤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일본인 납치 사실을 순순히 인정하고 사과한 뒤부터 회담이 술술 풀려나갔다"고 전하고 "회담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 평양시내 고려호텔로 옮겨 내외신 기자회견을 한 고이즈미 총리는 시종 굳은 표정으로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단어 하나하나를 또박또박 끊어 발음함으로써 엄숙한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에 앞서 고이즈미 총리는 17일 오전 10시55분쯤 정상회담 장소인 백화원 초대소에 도착해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金위원장을 기다렸다.

회담 예정시간인 11시 정각, 평소 즐겨 입는 카키색 점퍼 차림으로 회담장에 나타난 金위원장은 고이즈미 총리와 악수하면서 "반갑습니다"라고 말을 건넸고, 고이즈미 총리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두 정상은 한 손을 쭉 뻗어 '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악수를 나누는 어색한 장면을 연출했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경직됐고, 양국 정상 모두 긴장된 표정이었다.

○…회담장에서 고이즈미 총리와 마주 앉은 金위원장은 "고이즈미 일본 총리대신께서 먼저 평양을 찾아주신 데 대해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정식으로 인사말을 건넸다. 金위원장은 이어 "'가깝고도 먼 나라'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평양을 방문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고맙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정상회담은 오전 1차 회담이 오전 11시3분부터 12시5분까지, 오후 2차 회담은 오후 2시4분부터 오후 3시34분까지 모두 2시간32분 동안 진행됐다. 북·일 정상은 이날 점심식사를 함께 하지 않았다. 고이즈미 총리 일행은 백화원 초대소에서 점심을 먹었고, 金위원장은 회담장을 빠져나가 별도의 장소에서 식사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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