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사건의 충격 음반에 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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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메탈 밴드치곤 헤비하지 않은 사운드, 친숙하게 느껴지는 멜로디와 적당히 파워풀한 연주, 그리고 괜찮은 외모 등으로 본 조비는 1980년대에 청소년들과 여성들을 새롭게 록음악의 팬으로 끌어들인 그룹이다. 존 본 조비(리드 보컬)·데이비드 브라이언(건반)·앨릭 존 서치(베이스)·티코 토레스(드럼)·리치 샘보라(기타)가 그룹을 정식 결성한 것은 1983년. 이후 서구 밴드로는 처음으로 소련에 앨범을 공식적으로 발매하기도 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앨범들의 잇따른 상업적 실패와 멤버들의 개인활동 때문에 한때 해체설이 나돌기도 했다.

지난 11일 존을 숙소인 도쿄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단독 인터뷰했다.

-20년 가까이 그룹이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은.

"우선 사람들의 감성을 파고드는 좋은 노래들로 시작했다. 또 무엇보다 우리 멤버들은 친구다. 서로를 잘 알고 이해하며 함께 해왔다."

-결성 당시의 멤버가 거의 그대로인 것도 대단하다. 갈등도 있었을텐데.

"앨릭이 떠난 것도 결코 우정에 금이 갔기 때문은 아니었다. 항상 세계 곳곳을 떠도는 그룹 생활 때문에 딸의 생일조차 챙겨줄 수 없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

-이번 앨범은 일본에서 가장 먼저 발매됐는데.

"발매시기와 관련된 부분은 잘 모른다. 우리 팬들은 한국·남미 등 세계 도처에 있다. 그건 무엇보다 우리가 부지런히 직접 찾아다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영화배우로 활동하는 것이 음악에 미치는 영향은.

"모두 같은 예술이다. 연기 활동이 작곡을 하는데 영감을 주기도 한다(실제로 이번 앨범의 '유 해드 미 프롬 헬로' 등은 영화나 TV드라마에서 영향을 받아 작곡한 노래들이다)."

-새 앨범의 특징은.

"우리 음악은 기본적으로 록이다. 특히 이번 앨범은 초기에 나왔던 세개의 앨범 스타일, 즉 보다 고전적인 록 스타일로 돌아갔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본 조비다운 노래는.

"'에브리데이'와 '더 라이트 오브 롱(The Right of Wrong)'인 것 같다."

-9·11 테러 사건은 많은 미국 뮤지션들의 음악에 영향을 줬는데.

"사건 당시 난 뉴저지에 있었고 멀리 폭격당한 건물에서 화염이 피어오르는 것까지 직접 봤다. 충격을 받았고, 또 분노를 느꼈다. 내 아들의 친구 부모 중에도 희생자가 있었다. 그 사건 직후에 지은 '언디바이디드''에브리데이''바운스'의 세 곡엔 그런 감정이 담겨 있다."

-그럼 혹시 일부러 그 사건 1주년을 맞춰 쇼케이스를 여는 것인가.

"아니다. 이건 우연이다. 어쨌든 많은 사람이 그 사건의 영향을 받았지만 다 나름대로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일을 할 것이다. 우리 역시 우리의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사실 그런 일은 언제든지, 어디서나 또 일어날 수 있다. 분열된 세계가 다시 하나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오는 12월 호주를 시작으로 세계 투어를 다시 시작한다고 들었다. 한국에서의 공연 계획은.

"지금으로선 예정에 없다. 하지만 가능하면 또 공연해보고 싶다. 95년 '디즈 데이즈' 투어 때 단 한번 방문해봤을 뿐이지만 한국 사람들에 대한 인상은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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