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우여곡절 끝 ASEM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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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오는 22일부터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 참석키로 한 데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국은 2000년 대회 개최국.金대통령은 전임 의장 자격이다. 개막식 연설까지 잡혀 있어 반드시 참석해야 할 입장이었다. 하지만 걸림돌이 있었다.

무엇보다 金대통령의 건강이 문제였다. 金대통령은 지난달 초 감기가 폐렴으로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다.

8·15 경축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10여일 만에 집무를 재개했지만 청와대는 金대통령의 건강에 신경을 쓰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때문에 金대통령은 오히려 안갈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자칫하면 "건강에 큰 이상이 있다"는 소문이 퍼질 것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간의 약속이니 당연히 가야 한다"면서 "그러나 코펜하겐까지 열시간이 넘도록 비행기를 타야 하고 회의 일정도 빡빡해 金대통령의 건강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6일 청와대를 예방한 외신기자들이 "金대통령의 건강이 괜찮다는 걸 확인한 게 가장 큰 뉴스"라고 말할 정도로 최근 컨디션은 좋다고 한다. 총리가 없었던 점도 문제였으나 10일 김석수(金碩洙)총리서리의 지명으로 해소됐다.

한 관계자는 "노벨상까지 받은 金대통령이 국회에서 총리인준을 못받아 대회에 못간다고 주최 측에 통보하기는 곤란하지 않으냐"면서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金대통령은 이번 ASEM대회에서 남북간 철도 연결이 러시아와 유럽까지 이어지도록 참가국들에 '철의 실크로드' 건설을 촉구한다.

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만나 방북 성과를 듣고 향후 대북정책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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