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900만弗 연금에 비행기·골프·파티 비용까지 GE, 웰치 前회장에 호화생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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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제너럴일렉트릭(GE)사가 은퇴한 잭 웰치 전 회장의 호화 생활을 위해 엄청난 지원을 해왔다는 내용이 낱낱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GE는 웰치가 2000년 말 은퇴할 당시 경영자문료라는 구실로 미국 기업 사상 유례없는 연 9백만달러의 종신연금을 주기로 해 이미 구설에 올랐었다. 그런 판국에 이런 사실이 밝혀져 사람들은 '지나치다'는 차원을 넘어 '낯 뜨거울 정도'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그의 두번째 부인이 제출한 이혼소송 자료를 통해 드러난 내역에 따르면 GE는 회사 비행기·헬리콥터·리무진을 공짜로 쓰게 한 것은 물론 승용차·휴대전화·컴퓨터·식사·꽃배달·파티 등 개인 생활 비용과 최고급 오페라와 야구·농구·테니스 경기 티켓, 골프 비용까지 모두 지원하고 있다. 아예 회사가 웰치의 호화 생활비를 통째로 대주는 꼴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뉴욕 타임스 등은 이런 지원이 ▶주주총회가 아닌 이사회에서 결정된 점▶그 이사회 멤버는 사실상 웰치가 지명했다는 점▶최소한 수백만달러 규모의 비용인데도 회사 측이 그동안 비공개로 한 사실을 들어 법적·도덕적 문제를 일제히 제기하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제이 로시 교수는 "현직 최고경영자(CEO)들의 지나치게 많은 연봉도 문제인데 미국 최대의 공개기업이, 그것도 은퇴한 CEO에게 왕을 떠받들 듯 돈을 쓴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는 분명 주주총회의 재검토를 거쳐야 할 사안"이라고 흥분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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