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 美 재공격 태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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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9·11 테러를 감행한 알 카에다 조직이 미국을 재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영국의 BBC 방송이 유엔 보고서를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BBC는 다음주에 발표될 43쪽 분량의 유엔의 알 카에다 보고서를 입수, "알 카에다가 아프가니스탄 내 기지를 잃었음에도 무기와 자금을 계속 확보하는 등 재공격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알 카에다는 편할 때 공격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보고서를 인용,"훈련 캠프가 폐쇄됨에 따라 이곳에 쏟아붓던 비용이 남는 바람에 오히려 자금이 더 풍부해졌고 이에 따라 재공격 준비등 다른 활동을 지원할 능력은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오사마 빈 라덴이 국제금융시장에서 3천만~3억달러 상당의 비밀 자금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알 카에다가 이슬람 자선단체에서 전용된 자금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의 부호였던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유산도 활용,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9·11 테러 이후 미국 주도로 알 카에다의 자산을 동결, 첫 4개월 동안 총 1억1천2백만달러(약 1천3백억원)가 동결됐지만 그 후 추가로 동결된 자산은 1천만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유엔이 작성한 알 카에다 조직원 명단을 회원국이 공유하지 않아 알 카에다 조직원들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알 카에다의 자금을 색출해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알 카에다가 홍콩·두바이·런던 등지에서 제3자 명의의 비밀자금 계좌를 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홍콩 정부는 홍콩 내에 알 카에다의 비밀 계좌가 있다는 유엔 보고서의 지적에 따라 전면적인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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