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C 63 AMG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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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호 28면

C 63 AMG는 일반 C-클래스 세단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평범한 세단의 모습이어서 더욱 그렇다. 물론 최소한의 차별은 뒀다. 보닛에 주름 두 가닥을 돋을새김 했다. 바퀴 주위의 철판은 거우듬하게 부풀렸다. 눈매는 안쪽을 검게 칠해 C-클래스보다 한결 깊고 그윽하다. 범퍼 끝은 치맛자락처럼 말아 올렸다. 머플러는 두 가닥씩 묶어 양쪽으로 가지런히 뽑았다.

도어를 열면 낯익은 풍경이 펼쳐진다. 직선 위주의 보수적인 구성이 C-클래스와 판박이다. 반면 속도계는 시속 320㎞까지 그려 넣었다. 스티어링 휠은 울룩불룩 주물러 놓아 손바닥에 빈틈없이 감긴다. 운전석 등받이 양쪽엔 손바닥 한 뼘 길이의 날개가 돋았다. 날개는 스위치로 오므리거나 펼 수 있다. 엉덩이 받침의 날개는 허벅지를 다소곳이 모아 준다.

C 63 AMG의 엔진은 V8 6.2L다. 최고출력은 457마력. AMG는 ‘일의 양’을 가늠할 수 있는 마력보단 ‘힘의 세기’를 뜻하는 토크를 살찌우는 데 관심이 많다. 넉넉한 배기량을 고집하는 이유다. 아울러 차급마다 다른 엔진을 얹는 BMW M과 달리 AMG는 2~3개의 엔진을 전 모델에 나눠 얹는다. C 63 AMG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M3를 성큼 웃돈다.

변속기는 자동 7단이다. 수동변속기의 메커니즘을 섞지 않은 평범한 자동변속기다. 대신 기본 모드와 변속시간을 30% 줄이는 스포츠 모드, 최대 50% 단축시키는 매뉴얼 모드 등 세 가지 다른 세팅을 마련했다. 스위치만 눌러서 간단히 넘나들 수 있다. C 63 AMG는 0→시속 100㎞ 가속을 4.5초 만에 마치고 시속 250㎞까지 달린다. 가격은 92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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