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수익 동시 만족 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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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9면

투자세계의 불문율은 '위험이 크면 보상도 크지만 손실도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인류가 투자라는 행위를 한 이후 이 원칙은 단 한번도 변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채권형 펀드도 마찬가지다.

채권형 펀드는 은행 예금과 주식형 펀드 사이에 위치한 상품이다. 즉 위험과 투자수익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은행 예금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주식형 펀드보다 낮은 위험을 가진 상품이다.

채권형 상품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변수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투자성향'이고 다른 하나는 '금리변동에 대한 위험'이다. 주식형 펀드가 주식의 편입 비율에 따라 투자 위험의 정도를 구분하듯이 채권형 펀드도 그렇다. 보수적인 투자자 즉 절대 원금을 지키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펀드의 만기와 펀드 내에 편입된 채권의 만기를 일치시키는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이 펀드는 펀드와 펀드내에 편입된 채권의 만기가 일치하기 때문에 가입 시점의 금리를 거의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상품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이 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시장 상황과 금리 변동에 따라 장·단기 채권을 교체 매매하는 펀드를 선택하면 된다. 물론 펀드의 만기와 채권 만기를 일치시킨 펀드보다는 위험성은 더 높다. 최근에는 FRN(변동금리부채권)를 편입한 펀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펀드는 채권을 편입한 후 금리 변동에 대한 위험을 금리에 연동돼 움직이는 변동금리부채권 등을 통해 헤지하는 상품이라 할 수 있다.

편입된 자산에 따라 구분해 보면 국공채형, 회사채형, MMF 등을 언급할 수 있다. 국공채형 펀드는 정부나 공공단체가 발행한 국공채에 투자하므로 안정성면에서 가장 뛰어난 상품.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이용하기에 적합하다. 대부분의 채권형 펀드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회사채형이다. 이는 회사에서 발행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회사채형과 달리 신용등급이 떨어져 다소 위험하지만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 중에 '고수익 고위험 펀드'가 있다. 고수익고위험 펀드는 비과세 상품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제외되는 점 때문에 거액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올해말까지만 한시적으로 판매되므로 가입을 원하는 이들은 서둘러야 한다.

MMF라 불리는 머니마켓펀드는 증권투신업계의 대표적인 초단기상품.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상품처럼 이용할 수도 있고 3개월 이하의 여유자금을 운용하는 데도 적합하다.

특히 언제 쓸지 모르는 돈을 넣어두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언제 쓸지 모르는 돈을 그냥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보통예금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보다는 수시입출금식 MMF에 넣어두는 게 금리면에서 한결 유리하다. 이 상품의 '재미있는 점'은 오전에 넣었다 오후에 찾아도 그 시간 동안 운용수익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채권형 펀드 가입시 주의해야 할 점 중 하나가 환매수수료다. 가입 후 일정시점 이전에 환매를 하면 수수료를 부과하는 게 바로 환매수수료다. 통상 펀드는 단기형은 90일 이하, 중기형은 1백80일, 1백80일 이상은 장기형으로 구분된다. 만일 가입시 이런 기준일 이전에 해지하면 수익이 나더라도 환매수수료를 내게 돼 실제 손에 쥐는 수익은 몇 푼 안 될 수도 있다.

모든 금융상품 투자와 마찬가지로 채권형 펀드 투자도 어느 기간 동안 운용할까를 결정하는 것이 손실을 방지하는 길이다. 1년 이상의 채권형 펀드에 투자할 요량이라면 가입시 세금우대 가능 여부를 따져보아야 한다. 저금리 시대에는 운용수익률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세금우대 여부이기 때문이다.

이상건 이코노미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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