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 분당 진·출입로 개설 성남시-道公 마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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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부고속도로 분당 진·출입로 개설을 놓고 한국도로공사와 성남시·분당·수지 주민 등이 맞서고 있다.

진·출입로 개설을 추진 중인 도로공사측은 "판교인터체인지의 교통량을 분산시키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성남시와 주민들은 "분당 내부 교통량이 증가하고 주변 도로도 극심한 체증이 예상된다"며 개설을 반대해 진통을 겪고 있다.

◇분당 진·출입로=도로공사는 출·퇴근시간 심각한 체증현상을 보이는 경부고속도로 판교IC 부근의 교통난을 완화하기 위해 70억원을 들여 궁내동 톨게이트 옆에 하행선 진입로를, 판교IC 남쪽 4㎞지점 지방도 385호선(백현로)에 상행선 진출로를 각각 개설키로 했다. 판교 신도시 개발계획이 확정되기 전인 내년 초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도로공사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세차례에 걸쳐 성남시에 고속도로 편입용지와 향후 교통량에 대해 협의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성남시가 협의에 응하지 않자 도로공사는 자체적으로 지난 6월 13일 진·출입로 설계를 끝냈다.

◇성남시=성남시는 "도로공사 설계대로 판교IC 남쪽에 진출로를 개설할 경우 서울로 향하는 차량들이 경부고속도로 판교~양재 구간 체증을 피해 빠져나와 백현로는 물론 서울로 연결되는 분당~수서,분당~내곡 도시고속화도로, 수지~세곡 국가지원지방도(국지도) 23호선 등 광역 도로망이 큰 혼잡에 빠질 우려가 있다"며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분당·수지 주민=분당 주민들은 "지금도 용인의 마구잡이개발 영향 등으로 분당지역 교통량이 크게 늘어나 주민 피해가 크다"며 "진출로까지 개설할 경우 분당의 도로사정이 더욱 나빠진다"며 진·출입로 개설에 반대하고 있다.

분당 입주자대표협의회 강기원 감사는 "기존 판교IC와 새 진·출입로간 거리가 짧아 실제 분당 주민들의 고속도로 이용 편의는 개선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분당 내부 도로를 이용하는 타 지역 차량들만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용인 수지·죽전 등 국지도 23호선을 주로 이용하는 주민들도 도로공사의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국지도 23호선에 하행선 진입로를 연결하는 발상은 이 도로의 교통체증만 가중시킬 뿐 수지지역 주민들의 편의는 전혀 고려치 않은 처사"라며 꼬집었다.

김인호(39·용인시 수지읍)씨는 "왕복 6차선인 국지도 23호선 확장계획도 없이 진입로를 연결할 경우 진입로로 들어가려는 차량들로 일대 도로는 마비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공사=도로공사는 분당 진·출입로를 설치하면 판교IC를 이용하는 하루 7만대의 차량 가운데 9천대(진출로 5천대, 진입로 4천대)의 통행량을 분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진입로의 경우 시간당 예상 교통량이 4백19대 정도로 궁내동 톨게이트 시간당 처리용량 8백50대에 크게 못 미치고, 진출로도 소통에 별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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