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인천시장]"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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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안상수(安相洙·사진)인천시장은 요즘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간다. 취임 후 지난 50여일 동안 업무 파악을 하면서 시정 청사진을 구상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낸 安시장에게서 앞으로의 시정운영 방향을 들어봤다.

-취임한 지 50일이 지났습니다.

"인천이 대한민국의 성장 엔진 역할을 맡으려면 할일이 태산같다는 점을 실감했어요. 시민들을 두루 만나면서 새 시장에 대한 기대가 무척 크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시정에 무관심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부탁드립니다. 기회의 도시 인천, 국제도시 인천은 시민 여러분의 말씀에 귀를 열고 있습니다."

-민선 3기 시정의 기본 방향은.

"2백60여만명이 거주하는 인천시를 삶의 질이 높은 국제도시로 만들면서 동북아 국제 비즈니스의 중심 도시로 성장시키려는 두 가지 기본 목표를 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시민 화합과 애향심 고취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천사랑 시민운동'을 전개해 나갈 생각입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하기 좋은 인천'을 만드는데도 진력할 겁니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려면 어떤 정책이 시급합니까.

"올 가을부터 나무 3백만그루 심기에 나섭니다. 준비해둔 묘목을 시민과 단체에 나눠줄 생각입니다. 이젠 인천을 회색도시에서 그린도시로 만들 때입니다. 연안의 분진 공해 절감 대책을 강력히 시행하고 하수종말처리장 투자도 늘릴 계획입니다. 청소나 주차, 수도권 광역교통망 확충 등 시민생활과 직결되는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설겁니다. 송도신도시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에 치중했던 인천 시정의 방향을 삶의 질 향상 쪽으로 선회하는 것은 제가 내건 선거 공약입니다."

-CEO 출신 시장으로 송도·영종·서북부(동아)매립지의 경제특구 지정에 관심을 많이 보였는데요.

"경제특구 지정은 앞으로 인천의 명운이 걸린 일입니다. 시와 출향인사, 시민들의 역량을 결집해 특구 지정이 성사되도록 해야지요. 정부도 특구 지정이 인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발전에 직결된다는 인식을 갖고 지원하니 다행입니다. 인천을 동북아의 물류·금융·국제비즈니스 중심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 이젠 국가 차원의 재정 및 행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올 가을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시정에 대한 중장기 실행 계획을 따로 만들고 있습니까.

"현재 태스크 포스팀이 구성돼 열심히 청사진을 만들고 있어요. 선거 때 내건 공약을 총체적으로 점검해 오는 10월 중순까지 향후 5~10년에 걸쳐 실천할 인천 발전 계획이 나올 겁니다. 또 전문용역기관에 맡겨둔 시청 조직 진단이 11월께 나오면 연말까지 조직 재정비와 인사 재배치를 하고 내년부터 실천에 본격 나서야지요. "

-시정에 시민 여론을 많이 반영하겠다고 약속했지요.

"그렇습니다. 취임 후 이미 새마을협의회·상공회의소·민주노총 등 여러 단체나 기관을 방문해 시정방침을 설명하고 의견을 들어 왔습니다. 격주마다 토요일 오후 2시간 정도 민원인과의 대화 시간도 갖고 있어요. 검단 산업단지·귤현 차량기지 등에 대해 찾아온 민원인들과 얘기를 나눠보니 시정에 좋은 참고가 되더군요. 최근 택시 장기 파업도 이해 관계자들과 잦은 접촉 끝에 해결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 각계 인사 3백여명으로 '시정자문기구'를 구성해 민의를 수렴할 계획입니다. 특히 인천이 당면한 민자·내외자 투자유치와 투자판단 등에 도움을 얻기 위해 '정책교수자문회의'를 운용할 겁니다."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이 휘청거리고 인천항의 경쟁력이 떨어져 걱정입니다.

"지난달 대우자동차 사장을 초청, 싱가포르에 있는 GM 아시아본부나 연구개발시설을 인천에 옮겨 오도록 제안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GM·대우차 신설법인 본사를 인천에 두기로 했다는 답변을 들었지요. 대우차 사랑운동을 계속해 인천 제조업 기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인천항 확충과 내항 기능 재정비, 북항·남항의 조기 개발 등 인천항 경쟁력 향상에도 신경쓸 생각입니다."

-인천 경제 재건을 위한 다른 복안은.

"무엇보다 기업하기 좋은 인천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산업구조를 고부가 지식산업 쪽으로 유도하기 위해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중소기업의 판로 지원에도 힘쓸 계획입니다. 또 세계의 관문이라는 지역 특성을 살려 인천 상품이 해외시장에서 보다 더 잘 팔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공무원 자질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인데요.

"청내 어학방송·사설어학원 수강료 지급, 장단기 국외훈련과정 등을 신설·운용할 생각이에요. 또 국내 전문기관 위탁 교육을 늘리고 다양한 능력 개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직원들의 능력 배가에 힘쓸 생각입니다. 국제도시 인천 행정을 이끌려면 이젠 공무원들의 능력도 업그레이드돼야 해요."

-일과나 취미 활동을 알고 싶습니다.

"오전 7시 시청에 나와 직원들과 함께 한시간 동안 운동을 하면서 일과를 시작합니다. 집무는 오전 8시30분부터 시작하죠. 저녁 약속도 시청 근처에서 할 때가 많아요. 요즘 일 때문에 취미인 등산도 잘 못해 아쉽습니다."

성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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